[엑스포츠뉴스=목동, 강산 기자] 파죽지세다. 한화 이글스 한상훈의 상승세가 무섭다. '커리어 하이'를 찍은 2011년을 뛰어넘을 기세다. 겨우내 흘린 땀은 그를 배신하지 않고 있다.
한상훈은 올 시즌 26경기에서 타율 3할 5푼 5리(62타수 22안타) 9타점 13득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4할 6푼 7리.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가운데 1위다. 팀 동료 김태균(.458)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삼진 8개를 당하면서 사사구는 13개를 얻어냈다. "출루에 목적을 둔다"는 그의 말과 정확히 일치하는 대목이다.
한상훈에게 최고의 해는 2011시즌이었다. 군 제대 후 첫 시즌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 6푼 9리 3홈런 39타점 16도루를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2007년 118경기에서 2할 5푼 9리 2홈런 22타점이 한 시즌 최고 성적이었다. 2011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올랐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키기엔 충분했다.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리더십을 인정받아 지난해 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2경기에서 타율 2할 2푼 4리 3홈런 29타점으로 부진했다. 주장 완장은 그에게 너무나 무거웠다. "팀 성적이 안 좋다 보니 혼자 끙끙 앓았다"고 했다.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김태균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줬다. "이제는 팀의 중고참으로서 역할을 잘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시즌 초반은 좋지 않았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초반 16경기에서 타율이 1할 8푼 9리에 불과했다. 지난해의 부진이 계속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4할 5푼 1리(31타수 14안타) 8타점을 기록했다. 10경기 중 5경기에서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무려 3할 9푼 1리. 그는 "득점권에서 더 집중한다"며 "뒤에 좋은 타자들이 많아 출루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이 아닌 팀이 우선이다. 14일 목동 넥센전 마지막 타석이 좋은 예다. 한상훈은 앞선 4타석에서 1루타 2개와 2루타, 3루타 각각 1개씩을 때려냈다. 홈런만 나온다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한화 응원석에 자리잡은 팬들은 "한상훈 홈런"을 외쳤다. 결과는 홈런이 아닌 중전 안타. 스윙도 크지 않았다. 상대 투수 이보근의 공을 가볍게 받아쳤다.
그는 '사이클링 히트를 욕심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홈런을 노렸어도 못 쳤을 것이다. 사이클링 히트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며 "묵묵히 지켜주는 팬들과 선수들이 있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타자들이 앞에서 많이 살아나갔고, (김)혁민이도 잘 던졌다. 나뿐만이 아니라 선수들 모두 잘해서 이겼다"고 공을 돌렸다. 이날 한상훈은 5타수 5안타 4타점 3득점의 눈부신 활약으로 팀 승리(7-3)를 이끌었다. 지난해 5월 6일 대구 삼성전 이후 1년여 만에 5안타 경기를 펼쳤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은 한상훈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 특히 스윙이 간결해졌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돌아간다. 타구 질도 좋아졌다.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가 결실을 보고 있다. 김준기, 조현수 전력분석관과 대화를 나누면서 2011시즌 한창 좋았던 타이밍을 찾았다.
한상훈은 15일 현재 팀 내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가운데 타율-출루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권타율은 2위. 득점(13점)은 공동 3위다. '명품 수비'에 공격력까지 장착했다. 시즌 전부터 팀 분위기와 타격 향상에 힘써온 결과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는 한상훈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한상훈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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