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안양, 조용운 기자] 이만큼 스토리가 가득한 경기가 또 있을까. 10년 만에 재현된 지지대 더비였지만 어제 경기를 했듯 익숙한 풍경이 가득했다. 서정원 감독과 역전쇼, 불꽃놀이까지 10년의 기다림이 만들어낸 지지대 더비는 남달랐고 뜻깊었다.
10년 전에나 지금이나 서 감독은 안양 축구 역사의 현장에 빠지지 않았다. 한 때는 안양 축구의 상징이던 그였고 한동안은 그 누구보다 안양에서 적대를 받던 인물이었다.
그런 서 감독이 10년 만에 안양을 다시 찾았다. 서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32강에서 FC안양을 1-0으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후반 종료 직전까지 0-1로 끌려가며 패배가 드리워졌었지만 상대의 자책골과 서정진의 버저비터를 앞세워 극적인 2-1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흡사 수원과 안양의 마지막 지지대 더비로 알려진 지난 2003년 10월 8일의 경기와 비슷했다. 당시도 수원은 0-1로 끌려가다 후반 종료 5분을 남기고 2골을 넣어 2-1로 승리한 바 있다.
10년 전 경기와 판박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비슷했다. 서 감독도 "경기가 2-1이 됐을 때 10년 전 기억이 났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라운드에서 서 감독과 양팀 선수들이 잊고 있던 지지대 더비의 명품 향기를 내뿜었다면 그라운드 밖에서는 양팀 서포터즈의 움직임이 눈부셨다.
양팀의 팬들은 10년의 고요함을 한 번에 털어내려는 듯 크게 요동쳤다. 경기 시작 전 양팀 서포터즈가 보여준 불꽃놀이는 10년의 한과 기다림, 조우의 기쁨을 한 데 담아 안양 하늘을 향해 쏘아올렸다. 안양 축구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홍염의 연기가 10년 만에 다시 경기장을 뒤덮으면서 지지대 더비의 부활과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