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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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업' 유대인 학살에 동조한 프랑스의 실체

기사입력 2013.05.08 20:31 / 기사수정 2013.05.08 20:3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차 세계대전 때 자행된 유대인들을 향한 무자비한 학살에 대한 책임을 모두 나치만이 지어야할까?

그동안 나치가 행한 유대인 학살 영화는 수없이 공개됐다. 이러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라운드 업'은 나치는 물론 프랑스 정부에 돌직구를 던지는 영화다.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1942년 7월16일 나치 정부에 협조한 프랑스 경찰은 파리 지역에 있는 유대인들을 체포한다. 성인 남성은 물론 노인과 여성 심지어 어린 아이들까지 모두 잡아들였다.

검거된 유대인들은 거대한 동계경륜장 안에 갇힌다. 이곳에서 그들은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비참한 생활을 한다. 경륜장을 떠난 유대인들은 프랑스 외딴 지역의 포로수용소에 갇히고 마침내 손에 손을 맞잡은 가족들을 뿔뿔이 헤어진다.

아이들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천진난만하게 뛰어논다. 이들이 부모님과 강제로 헤어지는 장면은 매우 애처롭다. 또한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줄 알고 독가스실로 가는 차에 기차에 오르는 아이들의 모습은 눈시울 적시게 만든다.

당시 파리의 동계경륜장에 수용된 유대인의 수는 무려 13,152명이었다. 그 중 어린 아이들의 수는 4,051명이었다. 후에 이들 중 살아 돌아온 자는 단 25명 뿐이었다.

프랑스 정부와 경찰은 나치의 '인종정화정책'에 동조해 이와 같은 참사를 일으켰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사실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외면해왔다. 하지만 지난 1995년 시라크 정부가 들어서면서 비로소 이 사건을 인정했다.

'라운드 업'은 당시 생존자들의 증언에 기초해 완성됐다. 수용소에 수감된 아이들은 좌절감에 빠진 어른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죽음에 임박한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이들은 아이들이었다. 그릇된 세계관에서 성장한 이들은 어른들을 따라해 '유대인 체포하기'같은 놀이를 한다. 그러면서도 늘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꿈을 간직한다.

이 영화에는 '레옹'으로 유명한 장 르노가 양심 있는 유대인 의사로 등장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타즈: 거친 녀석들'에서 '복수의 여신'으로 나서는 쇼산나 역할을 맡은 멜라니 로랑은 아이들을 자비롭게 돌보는 간호사 아네트로 등장한다.

아네트는 특히 자신의 친 엄마가 죽은지도 모르고 "내일은 엄마를 만날 수 있을거야"라고 생각하는 어린 소년 노노를 끔찍하게 여긴다. 아네트의 품 속에서 자고 있던 노노가 정착지가 어딘지도 모르는 차 속에 오를 때에는 보는 이들의 눈시울 적시게 만든다. 런닝타임 125분, 16일 개봉 예정.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라운드 업 영화포스터]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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