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와 그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는 유쾌하면서도 진지했다.
윌 스미스와 아들 제이든 스미스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영화 '애프터 어스'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등장부터 요란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된 포토 타임에서 유쾌한 포즈를 취한 이들 부자는 나란히 첫 소감을 전했다. 윌 스미스는 한국어로 "사랑합니다. 한국"이라고 말하며 현장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고 아들 제이든 스미스는 "따뜻하게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윌 스미스는 지난해 5월 7일 영화 '맨인블랙3' 홍보차 방한한 바 있다. 이번 내한은 정확히 1년 만에 이뤄진 셈. 이에 윌 스미스는 "5월 7일을 '윌리 데이'로 지정해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처럼 기자회견은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윌 스미스는 "박찬욱 감독에 관심이 많다", "영화가 흥행하면 싸이와 음반 작업을 하겠다", "한국은 예술성 있는 나라이며 중요한 영화 시장이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직접 싸이의 노래 '젠틀맨'의 가사인 "마더 파더 젠틀맨"을 흥얼거렸고 기자회견 도중 연이은 추임새를 던져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여유가 묻어나던 이들 부자는 진중한 모습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2006년 개봉된 영화 '행복을 찾아서' 이후 '애프터 어스'에서 7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부쩍 성장한 제이든 스미스가 느끼는 촬영장에서의 온도 차이는 있기 마련. 그는 "7년 전에는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아버지와 협력도 한다"며 "영화에 대한 관점도 아버지와 공유하며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윌 스미스는 '애프터 어스'에서 주연에 제작까지 맡았다. 책임이 막중해진 만큼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어느 때보다 정성을 쏟았고 그 중심에는 아들이 있었다. 윌 스미스는 "내게 많은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에 분담 또한 어려웠다. 제작자로서, 부모로서 제이든이 감성적으로 어떻게 발전하는지 계속 신경 써야 했다"며 남다른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제이든은 "아버지가 일상생활에서는 재밌고 친절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캐릭터를 보다 깊이 살리기 위해 나를 엄격하게 다루셨다"고 덧붙였다. 또 "영화를 찍으며 달리기, 암벽 등반 등 혹독한 훈련으로 힘들었지만 아이에서 남자로 성장했고, 이러한 과정을 하나의 작품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윌 스미스는 "아들이 코스타리카에서 독사와 함께 촬영하기도 했는데, 부모로서는 정말 최악이 아니었나 싶다"며 제이든에 미안함을 전했다.
'애프터 어스'는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로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규모로 압도하지만 윌 스미스는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그는 "시각적으로 볼 것이 많지만 부자의 갈등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요 요소다. 이러한 갈등은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아든다"며 "극 중 아들이 나의 명령을 불복종하며 독해충에게 당하는 장면이 있다. 이후 책임감을 느낀 제이든이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주의 깊게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화기애애했던 기자회견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진행자가 "이제 마지막 질문"이라고 언급하자 윌 스미스는 "오! 노!(Oh, No)"라며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끝으로 윌 스미스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진정성있게 고백했다. 그는 "앞으로 감정적인 역할에 충실해 세밀한 내면을 잘 표현하고 싶다. 깊이 있고 감동을 자아내는 연기를 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날 윌 스미스는 자신에게 집중된 관심을 즐기며 기자회견을 주도했다. 내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고 유머를 적절히 섞어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윌 스미스는 자신의 영화관과 작품에 대한 고충 등 진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능수능란한 완급 조절 능력을 보여줬다. 그는 아들을 위하는 아버지이자 계속 정진하는 배우였다.
한편 '식스 센스'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애프터 어스'는 윌 스미스 부자가 주연을 맡은 영화다. 3072년, 인류에게 버림을 받은 황폐해진 지구에 불시착한 아버지와 아들이 낯선 생명체의 공격 속에 생존해 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30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된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윌 스미스, 제이든 스미스, 영화 포스터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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