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극중 연기에 몰입하면서 이처럼 코끝 찡해지는 경험을 한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SBS 주말드라마 '원더풀 마마'(연출 윤류해 극본 박현주)의 타이틀 롤을 맡은 배정옥(윤복희)이 극중 배역에 동화되며 감정에 북받쳐 결국 촬영현장에서 눈시울을 적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통 좌판상 사채업 등을 해가며 억척스럽게 100억대의 재산을 움켜진 윤복희가 노인이 되기 전에 발병되는 초로기 치매에 걸린 데 이어 대책 없는 철부지 삼 남매 영채(정유미) 영수(김지석) 영준(박보검)이 정신을 차리게 거짓 파선선고를 하고, 육성으로 유언을 녹음하는 일련의 과정을 연기하며 감정이 울컥했던 것이다.
아무리 극중 상황이라지만 윤복희가 처한 현실이 너무 생생하게 전해져 삼 남매의 소동에 웃다가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가슴이 짠했다는 것이다. 특히 배종옥은 드라마 초입부터 윤복희의 치매가 드러난 채 캐릭터를 다듬어가 그런지 회를 거듭할수록 더 서글픈 감정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지난달 28일 방영됐던 6회 유언장 녹음장면에선 배종옥이 대사를 하다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아 수차례 NG를 내기까지 했을 정도다.
'원더풀 마마'는 오랜만에 보는 코미디터치의 가족드라마로 웃음코드가 곳곳에 산재해 있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자체가 희화화된 구석이 많아 늘 웃음이 끊이지 않는 작품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오히려 그래서 더 안타까운 상황에서는 더욱 가슴이 먹먹해진다. 하나같이 털끝만큼의 고민도, 생각도 없는 듯 살아가는 '무개념 존재'들인 삼 남매를 떠받치고 있는 엄마 윤복희가 치매란 설정만으로도 가슴이 짠해 오는 건 바로 그래서 일지 모른다.
4일 방송에서 윤복희가 파선선고를 한 뒤 대책 없는 자식들에게 절망, 결국 건물 옥상 위에서 오만권 지폐다발을 마치 눈물처럼 허공에 뿌리는 장면이 왠지 가슴 한 구석을 후벼 파는 느낌인 것도 웃음코드 뒤에 숨겨진 슬픔 때문일 것이다.
아직 엄마 윤복희의 치매 사실을 모르고 있는 이들 삼남매가 조만간 알게 될 이런 충격을 어떻게 견뎌내고, 윤복희가 의도한 대로 정신을 차려 사람구실을 해나갈 수 있을 지 아직까진 미지수다. '원더풀 마마'에서 배종옥의 윤복희역 캐릭터 발산에 그녀의 진짜 눈물이 묻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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