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2:00

스눕독 첫 내한공연, 왕과 함께한 '클래식이란 무엇인가'

기사입력 2013.05.04 22:18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랩퍼 스눕독(Snoop Dogg)의 첫 내한공연 '유나이트 올 오리지널스 스눕독 라이브 인 서울' 이 4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팍축구장에서 막을 올렸다. DJ크루 데드엔드 무브먼트(DDND MVMT)의 공연으로 시작된 무대는 힙합듀오 에어플레인 보이즈(Airplane Boys), 걸그룹 투애니원(2NE1)을 거쳐 주인공 스눕독의 등장으로 절정으로 치달았다.

오프닝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데드엔드 무브먼트는 랩퍼 제이-지(Jay-Z)의 '더트 오프 유어 숄더(Dirt Off Your Shoulder)', 나스(Nas)의 '더 돈(The Don)', 릴 웨인(Lil Wayne)의 '어 밀리(A Milli)', 에이삽 라키(A$AP Rocky)의 '와일드 나이트(Wild Night)' 등 국내 힙합팬에게 익숙한 곡을 재구성한 공연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스눕독이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이미 공연장은 야외 클럽과 다름없었다.

이어 에어플레인 보이즈의 차례. "소리질러(Make Some Noise)"라는 말과 함께 시작된 이들의 공연은 이들이 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2012 코첼라 페스티벌' 등 해외 유명 음악 페스티벌에 초청됐는지 알 수 있게 한 무대였다. 한국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들의 에너지에 관객들은 손을 흔들며 호응했다.

에어플레인 보이즈가 내려가고 잠시 소강상태가 된 무대. 하지만 게스트로 선정된 걸그룹 투애니원의 영상이 나오는 순간, 공연장은 다시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첫 곡은 데뷔곡 '파이어(Fire)'. 이어서 '캔 노바디(Can't Nobody)', '박수쳐' 등 히트곡 메들리가 계속됐다. 마지막 곡 '내가 제일 잘나가'에서는 관객들이 "내가 제일 잘나가"를 '떼창'하기에 이르렀다. 천편일률적인 대중음악계에 흔치 않은 독특한 색깔을 가진 투애니원인 만큼 팬들이 이들에게 원하는 것을 100%, 혹은 그 이상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드디어 등장한 주인공 스눕독. 불 꺼진 무대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만으로도 객석은 기대로 가득찼다. "스눕! 스눕!"을 연호하는 팬들의 외침과 함께 시작한 첫 곡은 그의 '제2의 자아' 스눕라이언의 '히어 컴즈 더 킹(Here Comes The King)'. 서부의 왕이 왔음을 알리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곡은 없었다. 스눕독은 다른 뮤지션과 함께 부른 곡을 연달아 선보였다. 랩퍼 50센트(50 Cent)와 함께했던 '핌프(P.I.M.P.)',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캘리포니아 걸즈(California Gurlz)', DJ칼리드(DJ Khaled)의 '올 아이 두 이즈 윈(All I Do Is Win)'등 비교적(?) 최근 발표된 곡의 메들리가 이어졌다.

최신곡으로 몸을 푼 스눕독은 본격적으로 '클래식' 강의에 들어갔다. 그는 관객들에게 닥터 드레의 '더 넥스트 에피소드(The Next Episode), 낫띵 벗 어 지 땡(Nothin' But A G Thang)부터 워렌지(Warren G)의 '진&쥬스Jin&Juice)', 등 90년대를 주름잡았던 지-펑크(G-Funk) 명곡을 들려줬다.



손으로 세기 힘들 정도로 많은 곡을 소화한 스눕독, 그 가운데 하이라이트를 꼽아야만 한다면 데이비드 게타와 함께 작업했던 ‘스웨트(Sweat)’와 드롭 잇 라이크 잇츠 핫(Drop It Like It’s Hot), 랩퍼 위즈 칼리파와 부른 ‘영 와일드 & 프리(Young Wild & Free)를 골라야겠다. ‘스웻’은 스탠딩석뿐만 아니라 지정석에 앉은 이들도 모두 뛰어오르게 만들었다. ‘드롭 잇 라이크 잇츠 핫’은 투애니원과의 특별한 합동 무대로 국적을 넘어선 화합의 장을, 마지막 곡이기도 했던 ‘영 와일드 & 프리’는 그야말로 떼창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만들어준 곡이다.

스눕독은 이번 공연에서 ‘히어 컴즈 더 킹’ 부터 마지막 곡 ‘영 와일드 & 프리’까지 20여 곡을 쉼없이 소화했다. 하이라이트로 손꼽았던 곡들 외에도 퍼렐 윌리엄스가 피처링에 참여했던 ‘사인(Sign)’ , 솔로 앨범에 실렸던 센슈얼 세덕션(Sensual Seduction), 아이 워너 락(I Wanna Rock),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힙합 공연에 굶주렸던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줬다. 기자회견을 통해 “1988년 서울올림픽에 대한 기사가 기억 난다”고 했던 스눕독은,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눕독은 지-펑크의 창시자인 닥터 드레의 1992년 앨범 '더 크로닉(The Chronic)'에 참여하며 유명세를 탔다. 이듬해에는 첫 정규앨범 '도기스타일('Doggystyle')'을 발표, 지-펑크 대유행을 이끌었다. '더 독파더('Tha Doggfather'), '더 블루 카펫 트리트먼트('Tha Blue Carpet Treatment')' 등이 대표 앨범이다. 한편 지난해에는 종교를 라스파타리아니즘으로 개종하고 이름 역시 스눕라이언으로 바꾸며 레게음악을 시도했다. 20년이 넘게 최고의 자리를 지키며 끝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스눕독, 투애니원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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