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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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넥스트 투 노멀', 당신의 가족은 평범한가요?

기사입력 2013.04.30 12:16 / 기사수정 2013.11.18 18:22



▲ 넥스트 투 노멀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함'에서 탈피하고 싶어 한다.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는 인생은 단조롭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남들보다 독특하고 특별하길 원한다.

반면 어떤 이들에게는 당연하고 평범한 삶이야말로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일일 수 있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Next to Normal)'의 가족이 그렇다.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어머니 다이애나(박칼린, 태국희 분)와 소외감을 느끼는 딸 나탈리(오소연, 김유영), 흔들리는 가정을 바로 잡으려고 애쓰는 아버지 댄(남경주, 이정열), 늠름한 아들 가브리엘(한지상, 서경수)은 겉으로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구성원 모두 내면 깊은 곳의 고통과 힘겹게 맞서 싸운다. 서로간의 소통의 부재로 외로움은 커지고 오해는 깊어간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임을 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완벽주의자 딸 나탈리는 "이런 집에서 가출 안 한 게 기적"이라며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댄은 조울증과 과대망상에 시달리는 아내 다이애나에게 좋아질 거라고 위로하지만, 실은 그도 다이애나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처절한 가장이다.

정신과에서 전기 치료까지 받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다이애나는 자신은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노멀'의 의미와 그 기준이 무엇인지 관객에게 끊임 없이 물음을 던진다.

평범하지 않으면 어떠랴. 평범에서 조금 지나친, 평범하고 싶은 다이애나 가족은 가브리엘에 대한 비밀과 아픔을 공유한 뒤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게 된다.

이 작품은 갑작스레 모든 사람들의 갈등이 풀리고 행복해지는 그런 뻔한 결말을 택하지 않았다. 가족 구성원들은 그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평범함이란 다른 게 아니다. '넥스트 투 노멀'은 마음 속 깊은 곳에 내재돼 있는 고통을 억지로 없애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말한다. 가족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보듬을 때 서서히 변화가 찾아오고 비로소 평화가 찾아오는 법이다. 칠흑 같은 어둠이 지나고 한줄기 빛을 맞게 된 다이애나 가족의 모습은 완벽하지 않아 여운을 주며 유난스럽지 않아 감동을 준다.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배우들의 농익은 내면 연기를 통해 극대화된다. 배우 박칼린과 이정열은 혼란부터 분노, 회환, 안정 등 여러 가지 감정을 오가며 주인공들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낸다. 이들의 노련한 연기와 감정 몰입은 관객을 빨아드리고도 남는다.

오소연과 서경수 역시 상처 입은 자의 내면 연기를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폭발적으로 이끌어낸다.

무대 장치는 간결하지만 그 자체에 의미를 담아냈다. 정신적으로 혼란을 겪는 주인공 다이애나의 분리된 머릿속은 3층의 철제구조물로 재치 있게 표현됐다. 깔끔하지만 차가운 느낌을 주는 집은 가족의 단절감을 상징한다.

등장인물들의 갖가지 심리는 록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반영했고, 정신과에서 전기 치료를 받은 다이애나가 환각 속에 빠져들 때는 조명 만으로도 몽환적인 느낌을 잘 살려낸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5월 5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다. 140분. 만 7세 이상. 공연문의 : 02)744-4033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넥스트 투 노멀 ⓒ 뮤지컬헤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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