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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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도우미' 변천사에게도 박수를

기사입력 2006.02.19 17:02 / 기사수정 2006.02.19 17:02

윤욱재 기자

19일 새벽(한국시간) 국민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만든 쇼트트랙 여자부 1500m 결승 경기.

이날 출전했던 세 명의 한국 선수가 모두 결승에 진출, 메달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어있었다. 세 선수가 만들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금은동메달 모두를 휩쓰는 것. 하지만 왕밍(중국) 등 견제 세력이 버티고 있어 그리 쉽지 만은 않을 것이란 예상이었다.

먼저 최은경이 치고 나가면서 기선을 잡고 맨 뒤에 뒷심이 강한 진선유가 버티면서 추월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중앙을 지켜준 선수가 바로 변천사였다.

변천사는 앞서가던 왕밍을 추월, 앞자리에 있던 최은경을 지켜냈고 진선유가 무리없이 바깥쪽으로 추월하도록 도왔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자기 자리를 지켜내며 3위로 골인, 쇼트트랙 여자부 1500m 부문 전 메달을 석권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변천사는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가 되었고 결국 홀로 아쉬운 눈물을 삼켜야했다. 대신 4위로 들어온 왕밍이 동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

물론 우리나라로선 금메달과 은메달을 모두 가져갔기에 후회없는 일전이었지만 이 날을 위해 고된 훈련 과정을 이겨낸 변천사가 느끼는 아쉬움은 실로 컸을 것이다.

아무리 올림픽의 흥행을 위해, 또 공정한 메달 수여를 위한 '실격 처리'였다 할지라도 이런 석연찮은 이유들로 메달을 앗아가는 것은 그동안 변천사가 흘린 땀방울과 세계 정상에 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모든 과정을 짓밟는 행위나 다름없다.

변천사는 2003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여자종합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은 후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와 월드컵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이번 올림픽에서 승전보를 보낼 기대주로 꼽혔다. 그리고 실력으로 꿈에 그리던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될 뻔했으나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실격 통보였다.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이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변천사가 진정한 메달의 주인공임을 인정할 것이다. 이번 경기를 타산지석 삼아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는 계기로 만든다면 오히려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늘 메달의 '숨은 도우미' 변천사의 화려한 질주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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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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