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2005년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8주년을 맞이했다. 제목 그대로 출연진이 무모한 일에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웃음을 선사하던 '무한도전'은, 시청자에게 예능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27일 방송된 8주년 특집 '무한도전-무한상사 뮤지컬 특집'은 '직장'을 배경으로 삼았다. 직장인의 애환을 뮤지컬 속에 녹여낸 이날 방송에는, 웃음과 함께 정리해고라는 현실의 냉혹함이 담겨있었다. 직장을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KBS 2TV 드라마 '직장의 신'이 떠오르기도 했다. 두 프로그램 제작진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세태를 풍자했다.
유재석(유부장), 박명수(박차장), 정준하(정과장), 정형돈(정대리), 길(길사원), 노홍철(노사원), 하하(하사원)은 저마다 실제로 직장 내에 존재할 법한 인물들로 변신했다. 뮤지컬의 형태로 직장을 안방 극장에 옮겨놓은 셈이다. 주제도 가볍지만은 않았다. 7인의 무도 멤버들은 정리해고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쓴다. 마치 재계약을 목표로 모든 일을 떠안으려 하는'직장의 신'의 정유미(김주리)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칼자루는 언제나 '갑'에게 있다. '을'인 직원들은, 불합리한 현실에 적응해야만 한다. 다른 방법은 배우지도 상상하지도 못한다. 적응의 방법은 다양하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상사와 함께 일하는 박차장은 스트레스를 호통으로 풀고, 노사원은 상사에게 아부를 늘어놓으며 눈치를 살핀다. 유차장이 자리를 비우자 환호하는 것으로 목을 조이는 넥타이를 잠시 풀어볼 뿐이다.
그러나 이곳에도 '사람이 있다'. 유부장은 팀원 한 명을 정리해고 해야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하자 이들을 독려하며 '함께 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다만 막지 못했을 뿐. 유부장은 결국 정과장을 정리해고 대상으로 결정한다. 박차장을 비롯한 팀원들은 "우리는 하나"라며 연대를 선택하지만 역시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무한도전'이 무한상사라는 가상의 직장을 배경으로 꾸며진 것이 처음은 아니다. 8주년 특집이라는 중요한 시점에 다시 한 번 무한상사 카드를 꺼내든 것은 시기상 지난해 MBC 노조 총파업 이후 불어닥친 해고와 징계 칼바람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무한도전'은 파업 기간 긴 휴식기를 가지며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과 한 뜻임을 보여줬다. 녹화 당시에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때마침(?) MBC는 26일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온 김주하 기자 겸 앵커를 인터넷뉴스부라는 기존 업무와 다소 거리가 먼 부서로 밀어내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무한도전 8주년 특집은 다음달 4일 2부로 이어진다. 1부에 잠시 등장했던 뮤지컬배우 홍광호는 2부에 연달아 출연할 예정이다. 그동안 웃음 뒤에 다양한 의미를 담아냈던 '무한도전', 이번 특집 방송에서는 어떤 무게있는 의미를 담아낼 지가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무한도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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