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젠틀맨' 발표이후 승승장구 하던 싸이에게 적신호가 켜졌다. UK차트 중간 집계 순위가 5단계 하락하는 등 몇몇 지표들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젠틀맨' 발표 뒤 약 2주. 그동안 싸이는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강남스타일'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이제는 그로 인한 후광 효과가 사라진 상황을 생각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25일(한국시간) 새벽 발표된 빌보드 메인차트인 HOT100에서 '젠틀맨'은 지난주보다 7계단 상승한 5위에 올랐다.
빌보드 5위라는 기록만으로도 대단한 성적이다. 그 것만으로도 "싸이는 '원 히트 원더(히트곡이 1곡뿐인 가수)'가 될 것이다"라는 우려는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다.
이미 빌보드 7주 연속 2위를 차지했던 싸이가 이 순위에 만족할 수는 없다. 빌보드 차트 1위라는 단 하나 남은 자리를 차지하고, 국제적인 인지도도 계속 쌓아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빌보드 차트 순위가 상승했음에도 몇몇 부정적인 지표들도 나타났다. 싸이가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유투브 효과
'젠틀맨'의 돌풍을 기대케 한 것은 유투브 효과였다. 빌보드는 지난 2월 22일부터 HOT100차트 산정 기준에 유투브 조회수(미국 수치만 해당)를 포함시켰다.
그러자, 당시 유투브에서 패러디 영상 제작품이 일었던 바우어의 '할렘쉐이크'가 3월 2일자 HOT100차트부터 5주간 1위를 차지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효과는 '젠틀맨'에게도 나타날 것처럼 보였다.
HOT100은 스트리밍, 음반 점수, 방송 점수의 3가지 요소를 통해 산정된다. 그 중 유투브 수치가 더해지는 것은 스트리밍 부분이다.
이 스트리밍 점수를 비교 해보면 '할렘쉐이크(3월 2일 기준)'는 1억 3천만, '젠틀맨(25일 발표치 기준)'은 1390만으로 약 10배가량이나 차이가 난다. '젠틀맨'이 유투브 효과만으로 1위를 차지하기에는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젠틀맨'이 빌보드 순위를 더 높이려면 음원과 방송 점수를 좀 더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빌보드닷컴도 "'젠틀맨'의 점수 중 60%가 스트리밍 항목에 몰려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英 UK차트 하락세…사라지는 '강남스타일'의 후광
'젠틀맨'이 좀 더 인기를 끌려면 '강남스타일'의 후광 효과를 극복해야 한다.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인 히트곡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노래의 후속곡인 만큼 발표 초기에 '젠틀맨'에 쏟아지는 관심은 엄청났다.
그 결과 '젠틀맨'은 최단 기간 유투브 조회 수 1억 돌파, 발표 2주 만에 영미 차트 10위궈권 진입(빌보드 5위, UK차트 10위)이라는 기록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UK싱글 차트 중간 집계 결과(24일자)
우선 유투브 조회 수의 상승 곡선이 둔화되고 있다. '강남스타일'이 발표 뒤 조회수 곡선 기울기가 그대로 유지됐던 것과 상반된다. 미국에서의 수치만 보면 이런 현상은 더 뚜렷하다. 25일 빌보드닷컴에 의하면 '젠틀맨'은 발표한지 첫 주 스트리밍 건수에서 860만을 기록했다. 발매일인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만에 기록한 수치였다.
하지만 그 다음 주에는 7일간 1390만 스트리밍 수치를 기록했다. 발표 첫 주에 하루에 430만 건 정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일간 수치가 231만 건 가량 떨어진 모습이다.
아이튠즈 차트에서도 하락세다. '젠틀맨'은 18일 영국과 미국의 아이튠즈 종합 차트에서 8위와 16위에 올랐다. 25일 현재 '젠틀맨'은 같은 차트에서 각각 12위와 41위를 기록 중이다.
이런 수치들은 차트 순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오피셜차트닷컴은 최신 UK차트 중간 순위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젠틀맨'은 지난 주 대비 5계단 하락한 13위를 기록했다. '젠틀맨'은 지난 주 중간 집계결과 8위, 최종 주간 순위 10위, 이번 주 중간 순위 13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현실을 인식한 싸이…해답은?
이런 현상을 싸이도 인식했다.
25일 미국 활동을 위해 출국한 싸이는, 출국 전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단은 빌보드 5위를 했지만, 다음 주엔 순위가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아이튠즈 순위도 하락하고 있다"고 상황을 냉정하게 봤다.
다행히 싸이는 "상황이 나에게 유리했다고 여겨 교만한 생각도 들었다"고 스스로 밝혔다. '노래와 뮤직비디오만 발표하면 저절로 1등을 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지만, 그런 안이한 마음을 이제 버렸다는 것이다.
'강남스타일'이 해외 팬들에게 먹힌 것은 싸이의 인지도가 아니라, 콘텐츠 자체가 가진 독특함과 스스로가 가진 '끼' 때문이었다. 또한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해외에서 인정 받기 위해서는 몸으로 직접 뛰어다니는 노력도 필요하다.
싸이는 이제 '젠틀맨'으로 본격적인 미국 활동을 앞두고 있다. 스스로가 '월드 스타'라고 자만하기보다, 진실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고 돌아오길 기대한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싸이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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