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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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교황의 자리를 거부한 양심

기사입력 2013.04.24 21:31 / 기사수정 2013.04.25 10:4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교황이라는 직위는 어느 정도일까. 중세 시대 때는 천상에 있는 신 다음으로 높은 위치에 있었고 현재는 바티칸 시국의 원수다.

전 세계 카톨릭 사제들과 신도들을 이끌고 있는 교황의 힘은 여전히 대단하다. 많은 추기경들을 교황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안간 힘을 쓴다. '신의 대리자'로 불리는 교황은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기도 하지만 기도와 행정 업무를 병행하고 카톨릭계 중대한 문제를 결정하는 힘든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사임을 선언했다. 그는 "하느님 앞에서 나의양심에 대해 거듭 물었다. 고령의 나이로 교황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할만한 힘이 더는 남아 있지 않는 확신 때문에 이 자리에서 물러난다"라고 사임을 표명했다.

교황의 사임은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다. 교회법전 제322조 2항에는 "교황이 사퇴하려면 유효조건으로서 그 사퇴가 자유로이 이루어지고 올바로 표시되어야 하지만 아무에게도 그 사퇴의사가 수리될 필요는 없다"고 명시돼있다.

베네딕토 16세가 사임을 한지 2년 전에 완성된 영화가 개봉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는 교황으로 새롭게 임명된 추기경이 평범한 인간이 되기를 희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교황이 선종을 하자 로마 교황청은 바빠진다. 새로운 교황 선출을 위해 전 세계의 추기경들은 바티칸으로 집결한다. 이 상황에서 멜빌 추기경이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다. 하지만 그는 교황의 자리를 극구 거부한다. 자신은 전 세계 신도들과 사제들을 이끌 능력이 없다며 평범한 인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교황청은 멜빌 추기경에게 교황의 자리에 남아달라고 부탁한다. 이러한 부탁에 부담감을 느낀 멜빌 추기경은 몰래 도주한다. 한 때 연극배우의 꿈을 가졌던 그는 한 극단 사람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끝내 교황 연설 대에 서게 된 그는 자신을 보러온 청중들에게 진심어린 고백을 던진다.



멜빌 추기경을 연기한 미셸 피콜리는 제264대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배태랑 배우인 그는 이 영화를 통해 호소력 짙은 감정 연기를 보여줬다.

교황의 권위를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놓은 작업을 한 인물은 난니 모레티이다. 이탈리아 영화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그는 예술성과 재치넘치는 유머로 가득한 명작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세 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 '나의 즐거운 일기'(1993)로 명성을 쌓은 그는 '아들의 방'(2001)으로 그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연출은 물론 배우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에서 멜빌 추기경의 상담을 받는 정신과 의사로 등장한다. 제64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이 영화는 오는 5월2일 개봉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영화 포스터, 스틸컷]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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