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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럼행 앞둔' 조재진, EPL에서 통할까?

기사입력 2007.12.14 18:44 / 기사수정 2007.12.14 18:44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제공권과 공격적인 자세가 강점, 골 결정력은 보완해야'

불과 일주일전까지 '작은 황새' 조재진(26, 시미즈 S-펄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잉글랜드 챔피언십리그 팀의 관심을 받았을 뿐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더구나 지난 7월 아시안컵 무득점 부진은 당분간 유럽 진출이 힘들지 모를 짙은 그림자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조재진은 그동안 쌓아왔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큰 새'가 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2일과 13일(이하 한국시간) <데일리 메일> <더 타임스> <이트슬리프> 등 여러 잉글랜드 언론들은 "한국 공격수 조재진이 풀럼으로 이적할 것이다. 그의 이적 협상은 진행중이고 2주내로 영입이 결론 날 것이다"며 그의 이적 가능성을 보도했다.

특히 풀럼은 설기현이 활약하는 팀으로 국내 팬들에게 알려졌다. 조재진을 비롯 입단테스트 제의를 받은 송종국(수원)까지 가세하면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3명이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다. 조재진은 12일 이트슬리프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1순위 목표로 정했다"며 지구촌 축구선수들이 선망하는 '꿈의 극장'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성큼 다가온 조재진은 지난해 6월 29일 잉글랜드 가디언지를 통해 '프리미어리그를 매혹시킨 6인' 명단에 페르난도 토레스(당시 AT 마드리드. 현 리버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당시 코린티안스. 현 리버풀) 등과 이름을 올렸으며 "조재진은 개인이 아닌 팀에 큰 보탬을 주는 재능을 지녔다. 뛰어난 점프력과 공격적인 자세로 동료 선수들에게 어떻게 공을 연결할지 인식하는 타겟맨이다"고 높은 평가를 받으며 볼튼 공격수 케빈 데이비스와 흡사한 선수로 지목됐다.

조재진이 풀럼의 주목을 받은 주 요인은 독일 월드컵때의 맹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뛰어난 제공권을 앞세워 프랑스전과 스위스전에서 각각 25개, 22개의 공중볼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한 것. 그만큼 상대팀 수비수들과 뜨거운 육탄전을 벌이며 제 몫을 다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는 것을 통계로 말해주고 있다. 게다가 프랑스전에서 박지성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는 값진 플레이를 하는 등 3경기 선발 출격하여 팀 공격 기회를 활발히 만들었다.

그의 독일 월드컵 활약상은 '전쟁터'로 비유될 정도로 거친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J리그에서의 골 행진(올 시즌 13골)이 유럽 진출 가능성을 여는 '촉매제'로 작용했고 그가 올해 말 시미즈와 계약이 종료되는 상황이라 이적료 없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풀럼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은 조재진의 프리미어리그 성공을 낙관할 수 없는 법. 그는 지난 아시안컵 무득점 부진을 계기로 '개인기와 골 결정력이 부족한 공격수'라는 단점을 떨치지 못했다. 현란한 개인기와 빠른 문전 돌파로 상대팀 수비수를 하나 둘 제치며 골을 만들어내는 프리미어리그의 공격 패턴과 맞지 않을 수 있는 우려감이 존재하는 것. 그러나 공격 과정에서 적극적이고 열의에 가득 찬 모습을 보인다면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된다.

조재진을 영입하겠다는 풀럼은 올 시즌 주축 공격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공격력이 저하되자 새로운 공격수 영입에 나서게 됐다. 브라이언 맥브라이드는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앙리 카마라의 부진은 여전히 그칠줄 모르고 있는 상황.

이런 분위기 속에 조재진이 풀럼에 진출하면 한국의 정상급 공격수로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줘야 잉글랜드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한다. 풀럼행을 앞둔 조재진이 전쟁터로 비유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을지 아니면 한국 선수 한명이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다는 단순한 의미에 그칠지 관심있게 지켜 볼 대목이다.

[사진=조재진의 풀럼 이적설 소식을 실은 데일리 메일 홈페이지 (C) Dailymail.co.uk]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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