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상업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극장을 점령한 가운데 예술영화 '파리 5구의 여인'이 영화 매니아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은 '빅픽처'로 유명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다. 출판 당시 아마존 영국, 파리, 독일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출판돼 큰 호응을 얻었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이 작품은 파리에서 길을 잃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가이자 대학교수인 톰 릭스(에단 호크 분)는 제자와의 스캔들로 인해 학교에서 추방을 당한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가족까지 잃어버린다. 파리로 떠난 아내와 딸을 찾아간 그는 가족들의 외면을 받는다.
정처 없이 파리 거리를 헤맨 릭스는 지갑까지 도둑을 맞으면서 싸구려 호텔에 머문다. 인생의 밑바닥까지 추락한 그는 어느날 예술가들이 모이는 살롱에서 관능적이면서도 지적인 여인 마르짓(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을 만난다.
릭스는 파리 5구에 위치한 건물에 살고 있는 마르짓을 찾아간다. 파리 5구는 가난한 이민자들이 몰려 사는 지역이다. 둘은 어느새 연인 사이로 발전하지만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에 릭스가 연루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길을 잃은 한 소설가의 방황과 상처를 담은 이 영화는 2011년 토론토 영화제에 출품돼 호평을 받았다. 특히 얼마전 타계한 영화 평론의 거장 로저 애버트는 '파리 5구 여인'에 대해 "한 장면 한 장면 분석하며 보고 싶은 영화"라며 극찬했다. 그는 이 영화에 별 4개 중 3.5개를 내리면서 "독창성이 뛰어난 영화"라고 호평했다.
10대 시절, '죽은 시인의 사회'(1989)를 통해 스타로 떠오른 에단 호크는 어느새 43세의 중년 남자가 됐다. 직장과 가정에서 모두 버림을 받은 가난한 소설가를 연기한 그의 연기력은 물이 올랐다는 느낌을 준다. '잉글리쉬 페이션트'(1996)로 유명한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는 현실과 환상 속을 오고가는 신비의 여인 마르짓을 연기했다.
메가폰을 잡은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감독은 주인공 릭스의 환상을 시적인 영상으로 완성했다. 25일 개봉.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파리 5구의 여인 영화 포스터, 스틸컷]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