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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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매거진] 싸이도 대한민국도 작정하고 만들어낸 젠틀맨

기사입력 2013.04.29 12:47 / 기사수정 2013.05.02 12:17

[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해랑] 싸이의 컴백은 북한의 미사일 선전포고보다 강력했다. 연예계의 문제아였던 싸이는 이제 가왕 조용필과 음원차트 1, 2위를 다툰다. 강남스타일과 함께 싸이의 인생은 매우 달라졌다. 그런 그가 젠틀맨으로 돌아왔다. 젠틀맨은 그의 인생을 또 한번 바꿔놓을까?



싸이의 젠틀맨, 이를 둘러싼 너무나 많은 평가

싸이의 젠틀맨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의 후광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전 세계적으로 회자되고 있다는 것은 마케팅 측면, 문화적 측면, 국가적 측면에서 모두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싸이의 젠틀맨에 대한 국내의 비판들을 싸이도 그저 간과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싸이는 비판 받는 것을 두려워하며 음악을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싸이를 보는 불편한 시선들이 있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의 싸이에 대한 비평들은 젠틀맨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문맥과 상징에 대한 것이 존재한다. 더불어 젠틀맨 뮤직비디오의 상징성보다는 현재 국가적이고 집단적인 차원에서 싸이에게 무조건적으로 열광하는 현상에 대한 비판이 있다.

젠틀맨 싸이, 음악적으로 만족하고 있을까?

싸이는 엽기적인 연예인이자 문제아였다. 그렇지만,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상사람들이 뭐라고 자신을 평가하건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했기 때문이다. 그의 음악은 매우 흥겹고, 그의 가사는 소위 시쳇말로 '병맛'(B급문화를 가리키는 은어)이지만 통쾌하고, 그의 무대는 굉장히 에너지가 넘친다. 그의 무대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름을 잊게 하고 그 덕분에 힘든 현실을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준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요소가 따라하기 쉬운 가사, 쉬운 춤, 병맛 코드 등으로 매우 다양하지만 결국에는 싸이의 기존의 특징들이 폭발한 음악이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힘들고 복잡한 현실을 잠시 잊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쉽고 재미있는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젠틀맨은 강남스타일과 많이 다를까? 많이 다르지는 않다. 싸이는 여전히 화이팅이 넘치고, 사람들이 쉽게 언급하고, 표현할 수 없는 상황들을 뮤직비디오에서 표현함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통쾌하게 만든다. 물론 불쾌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싸이는 사회 규범을 염려하며 표현하기를 꺼려하는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물론 필자 역시 보는 내내 통쾌하지만은 않았다.

싸이는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으로,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장면들로 표현을 한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 개인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대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그대로 표현했다는 측면에서 싸이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작정하고 만들어버린 싸이의 젠틀맨

싸이의 젠틀맨은 여전히 싸이의 자유로운 표현의 산물이지만 사실 마냥 편하게만 즐길 수만은 없다. 뮤직비디오를 보는 내내 싸이가 매우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싸이는 이미 너무나 글로벌 스타이다. 강남스타일에 출현했던 유재석과 노홍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의 증가로 무한도전 멤버들은 싸이와 함꼐 공연을 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결국, 무한도전의 모든 멤버들은 싸이의 젠틀맨 뮤직비디오에 출현했다. 싸이가 성공할수록 이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것이다. 의도적으로 띄우려고 하지 않는 출연자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가할지 모른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고,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가인의 출연 역시 이미지가 맞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의심을 한 번씩은 해볼만 하다.



싸이의 젠틀맨은 너무 작정하고 만든 뮤직비디오다. 그래서 뮤직비디오에서 나오는 한 씬, 한 씬의 상징성과 풍자성 등이 불편하거나 통쾌한 것에 대한 불편함이 아니라 세계의 관심과 강남스타일의 후광을 너무나도 의식하고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불편하다.

싸이를 둘러싼 평가 역시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후광에 대한 의식의 결과물이고, 싸이에 대한 세계적 관심에 대해서 매우 의식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다. 결국, 싸이도 우리나라 국민과 매체들도 젠틀맨을 매우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식적인 태도가 불편하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이야기해 왔던 싸이가 의식적으로 무언가를 행한다는 것, 그리고 자유로운 이야기를 자유롭게 받아들였던 국민들과 매체들이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평가한다는 것이 불편하다.

싸이가 예전처럼 더 자유로운 이야기를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국민들 역시 자신들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조금 더 편한한 마음으로 싸이의 자유로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

싸이의 젠틀맨은 이미 성공했고,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긴장한 채로 힘이 들어가 있다면 싸이는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도 국민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해 줄수도 없을 것이다. 원래의 싸이로 조금 더 돌아와 준다면 싸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화이팅 넘치는 연예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

[글] 이해랑 객원 칼럼니스트 · 대중문화부 enter@xportsnews.com 

 

[글] 이해랑 객원 칼럼니스트 · 대중문화부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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