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작년 그리고 올 상반기 가장 큰 사랑 받은 KBS 드라마는 단연 '내 딸 서영이'다. 50%에 육박하는 고공 시청률을 기록한 이 드라마의 히로인은 주인공 '서영'이를 연기한 이보영이었다. 또 서영의 순정파 남편 '우재' 역을 한 이상윤도 큰 사랑을 받았다.
과거에는 드라마가 잘되면, 종영 후 배우들이 해당 방송사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 공식처럼 돼 있었다. '대박' 드라마는 종영 후에도 그 인기와 여운이 어느 정도 이어지기에, 드라마 주역들의 예능 출연은 방송사 입장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 셈이기도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배우들이 드라마의 여운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이 사라졌다. 특히 지난해 단독토크쇼 ‘승승장구’가 폐지된 KBS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21일 '서영이와 우재' 이보영과 이상윤이 SBS '런닝맨‘에 떴다. 물론 드라마 방영 당시 '해피투게더3'에 동반 출연하긴 했지만, 그래도 과거엔 거의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아니 왜 드라마는 KBS서 찍고, 예능은 SBS에 나가느냐는 말이야' 라고 할 법 한 상황이 아닌가? 이는 KBS에 게스트들이 매력을 십분 발휘할 만한 예능프로그램이 없다는 얘기와도 같다. KBS 예능 재작진에게 묻고 싶다. “KBS에는 왜, 게스트를 빛내 줄 예능이 없는가”라고.
과거와 달리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얼굴들이 예능계를 휘어잡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스타들이 예능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스타들의 과거사와 러브스토리는 나올 때 마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선뜻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은 듯 하다.
SBS ‘힐링캠프’과 MBC ‘무릎팍 도사’는 대표적인 게스트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두 프로그램의 아쉬운 점은 어느 정도 스토리를 가지고 있거나, 톱스타들이 주로 출연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급이 되지 않거나 스토리성이 부족한 젊은 스타들이 출연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게스트가 출연하는 예능 중 그 효과를 가장 잘 활용하는 프로그램은 SBS ‘런닝맨’이다. 초창기엔 ‘1박 2일’에 밀려 기를 펴지 못했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일요일 예능 강자로 떠올랐다. '런닝맨'이 힘을 얻게 될 수 있었던 데는 유재석을 비롯한 고정 멤버들이 조화를 잘 이룬 것이 주요했다. 또한 매주 다른 레이스로 식상하지 않은 맛을 내고자 하는 것도 일요 예능 강자가 된 이유다.
‘런닝맨’이 매주 새로울 맛을 내는 건 매주 다른 게스트를 출연시켜 그들이 가진 매력과 특징을 매우 잘 뽑아내기 때문이다. 덕분에 게스트 역시 부담 없이 출연할 수 있다. 토크쇼처럼 말솜씨나, 뭉클한 스토리가 없어도 열심히 뛰어 놀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현재 KBS 예능에는 ‘맘마미아’, ‘두드림’, ‘개그콘서트’, ‘해피투게더’, '가족의 품격' 등이 게스트를 초대한다. 하지만 단독토크쇼 '두드림'은 주로 스타 보다는 유명인을 초대하는 데 주력해왔고, '해피투게더3'는 3명 이상의 게스트가 출연해 MC와 패널 포함 기본 10명이 넘는 스타들이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게스트의 매력이 집중적으로 발휘되기가 어려운 구조다. '가족의 품격'과 기타 예능들 역시 그러하다.
물론 게스트 출연이 독이 되는 경우도 있고, 게스트 출연 없이 잘나가는 예능 프로그램도 있다. 모든 예능에 게스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역시 아니다. 하지만 국민 예능 ‘1박2일’을 앞세워 수년간 예능 강자로 군림하다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는 KBS 예능은 '런닝맨'이 게스트를 활용하는 방식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런닝맨' ⓒ SBS]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