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20:59
연예

[임지연의 꼬투리] 강호동이 떠난 1년 그리고 복귀 후 6개월

기사입력 2013.04.23 22:12 / 기사수정 2013.04.23 22:24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대한민국 예능은 양강체제였다. 선한 유재석과 에너지 넘치는 강호동. 두 국민 MC는 평일 예능은 물론이오, 황금타임인 주말 예능을 주름 잡으며 지상파 3사의 연말 연예 대상을 주고받았다. 그러던 2011년 7월, 한 축이 무너졌다. 세금 탈세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강호동이 스스로 잠정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보는 당황스러웠다. 당시 강호동이 이끌던 국민 예능 '1박2일'과 '무릎팍 도사', '스타킹', '강심장' 등은 패닉상태에 빠졌고, 결국 '스타킹'을 제외한 프로그램들은 '마지막'을 고해야 했다.

유재석의 독주가 예상됐다. 또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기대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강력한 라이벌이 없어진 탓인지, 유재석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런닝맨'과 '무한도전'은 건재했지만, '해피투게더3'는 침체기에 빠졌고, MBC '놀러와'는 결국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8년 만에 씁쓸하게 퇴각했다. 대신 예능 프로그램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공감'과 '힐링'을 내세운 '힐링캠프'와 '안녕하세요' 등이 치고 올라온 것이다. 

그리고 6개월 전 강호동이 다시 돌아왔다. 그는 SBS '스타킹'을 시작으로 MBC '무릎팍도사' 그리고 신생프로그램 KBS 2TV '달빛프린스'를 연달아 선보이며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예전처럼 국민MC로서의 기량을 맘껏 뽐내 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1년의 공백기가 너무도 컸던 탓일까. 이전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며 고전했다.

앞서 언급했듯 예능계는 변했다. 강호동이 복귀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기존 프로그램으로 복귀해 안전한 길을 선택하면서도 변화를 모색했다. 출연자가 주가 되는 '스타킹'은 예외로 두고, 강호동은 나머지 두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다. '무릎팍도사'는 볼에 붙인 연지곤지, 여전한 하이 톤의 괴성. 과거와 달라 보이는 게 없었다. 하지만 기존의 강점을 유지하되, 나름의 변화를 꾀했다. 워쇼스키 남매, 성룡 등 예능에서 보기 힘든 글로벌 스타들을 게스트로 초대한 점이 그러하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를 가진 게스트를 초대했음에도, 시청자와의 소통하지 못한 ‘무릎팍 도사’ 글로벌 스타 초대 특집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KBS 복귀작 '달빛프린스'를 통한 변화는 과감했다. 이 프로그램은 과거 그가 진행했던 것들과 판이했다. 트렌드에 맞는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각자의 독후감을 통해 웃음을 끌어내는 이 프로그램은 파이팅 넘치는 강호동과 쉽게 조화 되지 못했고, 결국 '달빛프린스'는 8회 만에 폐지됐다.

‘국민 MC의 귀환’을 기대했건 만, 강호동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복귀 후 6개월, 그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변화가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결국 강호동은 과거 명성을 되찾고자 ‘강호동스러움’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KBS 2TV '우리 동네 예체능'과 SBS '맨발의 친구들'을 통해 대중에게 익숙한 강호동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먼저 '우리 동네 예체능'은 강호동을 주축으로 한 예체능 팀과 일반인들이 매회 특정 주제의 스포츠 대결을 펼치는 포맷의 프로그램이다. 천하장사 출신의 강호동은 운동과 일반인과의 친화력이라는 자신의 강점을 프로그램에 녹여내며 승부수를 띄웠다. 또 21일 첫 방송된 '맨발의 친구들'은 해외에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 생고생을 하면서 뿜어져 나오는 감동과 재미를 안방극장에 전하는 프로그램이며 이 역시 강호동의 특기다.

이제야 제 옷을 입은 느낌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첫 회부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꿰차며 선전했고, 2회 역시 그 자리를 지켜냈다. 뒤늦게 출발한 '맨발의 친구들' 역시 '1박2일'과 '정글의 법칙'을 섞어놓은 것 같다는 우려와 달리 호평을 얻으며 순조로운 시작을 열었다.

두 프로그램으로 강호동이 완벽히 자기 자리를 찾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제 막 시작단계이고, ‘따뜻한’ 예능이 입맛에 맞는 시청자들에게 강호동은 시끄럽고, 늘 똑같은 ‘과거형 MC’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호동은 지금의 위기를 자기만의 매력으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 대중은 연예인에게 변화를 요구하지만, 막상 변화된 모습엔 그리 관대하지 못하다. 또 변화가 필요한 시점도 있지만,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필요도 분명히 있다. 누가 뭐래도 그의 강점은 파이팅과 리더십 이 넘치고 시끌벅적한 진행이다. 여전히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MC다. 강호동은 지금 섣부른 변화 보다 자신의 매력을 뚝심 있게 어필해야 한다.

강호동이 떠난 1년, 그리고 복귀 후 6개월. 여전히 대중은 ‘국민 MC'의 재기에 관심을 쏟는다. 초반의 부진을 떨쳐내고 다시 과거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강호동스러움‘이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강호동 ⓒ 엑스포츠뉴스DB, KBS 방송화면]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