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축제의 한마당' 스포츠 현장이 폭탄 테러로 얼룩졌다. 국내 스포츠도 바짝 긴장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는 세계 최고의 마라톤 축제로 불리는 보스턴 마라톤이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그런데 대회 도중인 오후 2시 45분께 결승점 근처에서 두 번의 폭발이 발생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대회를 지켜보던 일반인들이 크게 다쳤다. 3명이 목숨을 잃었고 180명 이상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현재까지 범인의 행방도 오리무중이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대상이 되는 경우가 적지않다. 많은 관중이 모이며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역대 국제 스포츠 행사에도 크고 작은 테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1972년 뮌헨올림픽 테러는 최악의 참사로 꼽힌다. '검은 9월단'으로 불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의해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사망했고 테러범 5명이 사살되면서 비극으로 끝났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올림픽 개막 9일째, 낙태와 동성애 금지를 촉구하던 극우파 에릭 루돌프가 센테니얼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폭탄을 터뜨려 2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2000년대 들어서도 테러는 끊이지 않았다. 2002년 5월,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호텔에서 뉴질랜드 크리켓 대표팀을 노린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5년 7월에는 런던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다음날 런던 시내 지하철 역사 등에서 동시다발 폭탄테러가 발생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7․7 테러'로 불린 이 사건으로 테러범 포함 56명이 사망했고 700여명이 다쳤다.
비교적 최근인 2010년에도 아프리카의 월드컵으로 통하는 네이션스컵에서 토고 축구대표팀의 선수단 버스가 현지 테러단체의 공격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운전사를 비롯해 선수단 관계자 등 2명이 숨졌고 선수 2명이 총상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3년 만에 보스턴 마라톤 현장이 또 다시 피로 물들었다. 오는 21일 런던 마라톤 대회를 개최할 예정인 영국 역시 보안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국제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는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보스턴 마라톤 참사를 계기로, 안전 문제에 더욱 많은 신경을 써야 하며 세밀한 영역까지 점검해야 한다.
한국은 오는 6월 인천에서 열리는 실내아시아경기대회와 무도대회를 비롯해 8월 충주조정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영암 F-1 그랑프리는 수많은 관광객과 미디어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더욱 세심한 신경을 필요로 한다. 내년에는 '아시아의 축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린다. 나아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내다봐야 한다.
각 대회 조직위원회는 별도의 안전부를 두고 대회 안전 및 보안, 경계 태세 유지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와 종교, 이념 등을 떠나 평화의 장이 돼야 할 스포츠 현장에서 발생하는 테러는 어떤 이유에서라도 용납될 수 없다.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연이어 유치하며 국가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한국이 이번 보스턴 참사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NECN 기자 재키 브루노 트위터]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