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이제는 당당한 팀의 수호신이다. 송창식은 최근 3연승 중인 한화 이글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다. "인간 승리라는 수식어는 이제 신선하지 않다. 야구로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다짐을 스스로 실천하고 있다.
송창식은 18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에 8회 구원 등판, 1⅔이닝을 1탈삼진 퍼펙트로 막고 3세이브째를 따냈다. 지난 16일(3⅓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부터 3일 내내 등판해 5⅓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주자만 내보내고 연일 세이브 행진을 이어간 송창식이다. "리드를 지키기 위해 송창식을 올렸다"는 김응룡 한화 감독의 말에서 그에 대한 믿음을 엿볼 수 있다.
송창식은 올 시즌(19일 기준) 10경기에서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17(15⅓이닝 2자책)을 기록 중이다. 탈삼진 16개를 잡아내면서 사사구는 6개. 최근 6경기에서는 무사사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피안타율도 1할 7푼 3리에 불과하다. 버거씨병으로 투병하며 2년간 야구를 쉬었던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3연승 과정에서 한화의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이 뒤죽박죽됐다. 17일과 18일 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선 대나 이브랜드와 김광수가 2이닝 만에 물러났다. 이후 기존 선발 요원인 김혁민, 유창식, 윤근영이 모두 마운드에 올랐다. 김 감독은 18일 "나는 내일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바티스타와 이브랜드를 제외하면 정해진 선발이 없다"고 했다. 21일 두산전이 끝나면 4일간의 휴식을 갖는 한화로서는 주말 3연전에도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투수진 운용이 쉽지 않은 한화다. 18일에도 윤근영이 3이닝 1실점, 유창식이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흐름이 넘어갈 뻔했다. 결국 박빙 승부가 되자 송창식을 내보내 승리를 지켜낸 한화다. 현 상황에서 송창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러다 보니 '혹사 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송창식은 체력 관리를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18일 경기 후 "오늘 피로가 조금 쌓였고 몸이 무거웠다. 공도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면서도 "대신 제구에 신경써서 던졌다. 시즌은 길다. 체력 관리 잘해서 팀이 원할 때 언제든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내 직업은 야구선수다. 많이 나가는 건 좋은 일이다. 내가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강한 책임감을 보인 송창식이다. 한화 입장에서는 이런 복덩이가 따로 없다. 16일 첫 선발승을 따낸 바티스타도 송창식에게 직접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송창식은 6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바티스타로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아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선방, 값진 세이브를 챙겼다. "집중력이 좋아졌다. 결과도 좋아지니 더욱 자신감이 붙는다"는 송창식이다.
물론 남은 112경기에 모두 등판할 수는 없다. 아무 때나 나설 수도 없다. 김 감독과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도 "지는 경기에 송창식을 투입할 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송창식의 역할이 크다는 방증이다.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는 "이번 주를 마치면 4일 휴식이 있다. 그 기간에 투수진을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선발 요원인 김혁민, 유창식의 변칙 기용을 단행한 상황이다. 하지만 송창식은 변함없는 필승조로 나서게 된다.
송창식의 호투가 없었다면 한화도 연패 탈출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2~3점 차 리드를 잡으면 조금이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됐다. 송창식의 존재 때문이다. 3경기 연속 1점 차 리드 상황에서 등판해 팀 승리를 책임진 그가 어느새 팀의 진정한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한화의 승리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송창식 ⓒ 엑스포츠뉴스 DB,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