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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의 취향존중] 조용필·싸이·버스커, 음원 차트에서 '아이돌'이 사라졌다

기사입력 2013.04.19 09:58 / 기사수정 2013.04.19 23:05

김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봄'과 함께 버스커버스커가 등장하더니 '시건방춤'의 싸이가 등장했다. 거기에 가왕 조용필이 '바운스'로 무섭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온라인 주요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상황은 이렇다. 18일 오후 4시경, 주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순위를 보면 10위권 안에 '아이돌 그룹'을 찾을 수 없었다. 근래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었다. 

당시 멜론의 실시간 차트를 살펴보면 1위 싸이 '젠틀맨, 2위 조용필 '바운스', 3위 린 '오늘밤', 4위 케이윌 '러브 블러썸', 5위 다비치 '녹는 중', 6위 긱스 '어때', 7위 이하이 '로즈', 8위 버스커버스커 '벚꽃엔딩', 9위 악동뮤지션 '외국인의 고백', 10위 피프티앤드(15&) '썸바디'의 순위다. 10위권 안에 아이돌 그룹은 없다. 

벅스의 상황도 비슷했다. 1위 조용필 '바운스', 2위 싸이 '젠틀맨', 3위 에일리 '여인의 향기', 4위 포맨 '땡큐', 5위 씨클라운 '흔들리고 있어'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엠넷의 차트는 1위 싸이 '젠틀맨', 2위 조용필 '바운스', 3위 린 '오늘 밤', 4위 포맨 '땡큐', 5위 케이윌 '러브 블러썸' 순이었다. 올레뮤직은 1위 조용필 '바운스', 2위 싸이 '젠틀맨', 3위 케이윌 '러브 블러썸', 4위 린 '오늘 밤', 5위 악동뮤지션 '외국인의 고백'이 차지해 '아이돌 그룹'을 볼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7년 빅뱅이 '거짓말'을 들고 가요계에 나타나 아이돌 열풍의 불씨를 키웠다. 같은 해 원더걸스는 '텔미'로 온 국민을 춤추게 했다. 2009년에는 소녀시대가 스키니바지를 입고 나타나 'gee'를 외쳤다.

이어 2PM, 비스트, 인피니트, 씨스타, 포미닛, 틴탑 등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등장했다.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신인 아이돌 그룹이 이름을 알리려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고, 그 주에 가장 사랑 받은 노래의 주인인 아이돌 그룹이 나와 엔딩 무대를 꾸몄다. 가요 프로그램은 물론 가요계 자체에서 '아이돌 그룹'을 빼놓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동시에 정규 앨범 발매와 그에 뒤이은 긴 활동 기간의 기세가 꺾이고 대중들은 CD를 사기보다 온라인 음원 사이트의 음원을 들었다. 가수들은 정규 앨범 대신 디지털 싱글 앨범을 내놓기 시작했다. 시간의 변화가 빠른 만큼 히트곡들의 수명도 짧았다. 앨범 판매량보다 음원 사이트 순위가 더 중요해졌다. 최근 방송 3사 음악 프로그램에서 순위제가 부활했고, 각 방송사마다 음원 사이트 순위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런데 2013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해 발매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3월이 되자 차트에 재등장했다. 이미 지난 해 큰 사랑을 받아온 곡이 3월 봄바람을 타고 다시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벚꽃엔딩'을 듣는 이들은 지난 해 봄을 떠올리며 추억했다. 길게 사랑을 받았던 곡만이 가진 힘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 해 '강남스타일'로 온세계를 강타, 유튜브 조회수 15억뷰라는 기록을 남긴 싸이는 4월 신곡 '젠틀맨'으로 등장했다. '젠틀맨'은 발매되자마자 음원 차트 1위는 물론,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싸이의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이미 '젠틀맨'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수는 14억뷰(18일 오후 4시 40분 기준)를 바라보고 있다.

이어 '가왕' 조용필이 무려 정규 19집의 발매 소식을 알리며 지난 16일 '바운스'를 선공개했다. '바운스'는 싸이의 '젠틀맨'을 누르고 1위에 올라서는 등 조용필의 저력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조용필은 오는 23일 19집 앨범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공개한다. 이는 분명 차트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음원 차트에서 '아이돌'이 실종된 것이 더 좋다거나 더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확실히 반갑기는 하다. 이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차트에 오른 非아이돌의 음악이 오랫동안 길게 사랑 받아 내년에도 추억할 수 있는 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쩐지 꼭 그렇게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조용필, 싸이, 버스커버스커, 린, 악동뮤지션, 다비치,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빅뱅, 원더걸스 ⓒ 엑스포츠뉴스 DB, 조용필 2013 쇼케이스 'Hello' 콘서트 스팟영상, SBS, YG엔터테인먼트]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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