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밴드(이하 '닥꽃밴')', MBC 드라마 '마의'로 얼굴을 알린 조보아를 만났다. 첫인상, 예쁘다.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조보아와 인터뷰를 가졌다. 예쁘다는 첫인상 뒤에 어떤 매력이 숨어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녀의 어떤 점이 끌렸기에 연출자들이 캐스팅을 주저하지 않았던 걸까.
인사에 이어 '마의'가 끝난 뒤 근황을 물었다. 조보아는 "인터뷰도 하고, Mnet '엠카운트다운' 스페셜 MC를 맡게되서 진행 공부하면서 지냈다"며 "처음엔 많이 긴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편해졌다"고 말했다. "진행을 해보고 싶은 꿈도 있어서 이번 스페셜 MC역할에 욕심이 났다"던 그녀는 "2주 밖에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욕심만큼 노력도 많이 했다. "기존 대본이나 다른 분들 영상 보면서 공부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연기자로 데뷔했지만 진행에도 욕심이 난다는 그녀에게 어떤 분야가 더 좋았는지 물었더니, "어떤 것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연기는 녹화를 하기때문에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반면, 진행은 생방송이라 긴장감이 있다. 진행은 누군가를 소개한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마의'에 출연했던 조보아. 이제 갓 연기를 시작한 배우에게 사극이라는 장르는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조보아는 "시대적인 배경도, 역할도 그렇고 따라가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며 "선배들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 연기자인 유선의 도움이 컸다. 그녀는 "인물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주시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같은 여성이기 때문에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며 고마워했다.
마의가 끝나고 얻은 것을 묻자 주저하지 않고 "좋은 선배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답한 그녀. 하지만 선배가 많은 사극 촬영장에도 또래 배우들은 있기 마련이다. 조보아는 "김소은, 엄현경과 나이도 비슷하고, 두 사람이 성격도 좋아서 잘 맞는다"며 "'마의'끝나고도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고 말했다. 아직 선배 연기자들은 어려운 탓일까. 그녀는 "다른 분들은 대선배님이라 편하게 연락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분들"이라고 전했다.
조보아는 '마의'의 두 주연배우, 조승우와 이요원에게 어떤 모습을 배웠을까. 그녀는 조승우의 배려심과 이요원의 여유를 꼽았다. "조승우 선배는 힘든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힘든 티를 내지 않고 오히려 다른 연기자들을 챙겼다. 이요원 선배는 촬영하면서 여유있는 모습이 부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선배 연기자들 사이에서 녹화 내내 긴장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촬영장 에피소드에 대해 "매 장면 촬영에 들어갈 때마다 청심환을 먹을 정도로 긴장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할 정도로 긴장 속에서 촬영에 임했다.
조보아는 '예쁜 얼굴' 탓에 고충을 겪기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 용감한 형제로부터 "얼굴 예쁘다고 다 되는 것 아니다"라는 독설을 들었다. 물론 독설의 이면에는 그녀가 이 프로그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작용했다. 그럼에도 조보아는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 도중 '닥꽃밴' 여주인공 자리를 꿰찼고, 이어 사극 명인 이병훈 PD의 마지막 작품 '마의'에 출연하며 '잠재력있는 배우'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부침도 있었다. '닥꽃밴'에 이어 '마의'에서도 연기력 논란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조보아가 이름을 알리기까지는, 안타깝게도 긍정적인 면 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부각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미 여러번 반복해서 이야기 했을 내용이지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불편한 질문에도 조근조근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목소리는 조금 낮아졌지만, 피해갈 생각은 없는 듯 했다.
"힘들었다"는 말로 입을 뗀 조보아는 그때를 떠올리며 "인생에 있어 처음 겪는 큰 일이라고 생각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를 째려보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연기할 날이 더 많다고 생각하면서 이겨냈다"며 "선배들 연기하는 모습 보고 배우면서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선배들 역시 그런 그녀를 배려했다. 힘내라는 말도 있었지만,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연기 지도에 신경썼다. 조보아는 "선배들 덕분에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특히 이병훈 감독님이 많이 위로해주셨다. 대본도 같이 맞춰주시고,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셨다"고 말했다.
'마의' 연출을 맡은 이병훈 감독은 그녀에게 있어 은인과도 같다. 신인급 연기자를 제법 비중있는 역할에 투입한 것은 물론 비판의 중심에 선 그녀를 감싸준 장본인이기 때문. 그만큼 미안한 마음도 컸을까. 조보아는 "실망을 안겨드린 것 같아 죄송함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신인 연기자에게 있어 '연기력 논란'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신인 연기자만 그랬던가. 중견 연기자들이 연기력 문제로 비판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필요 이상의 비난이 다소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앞으로 잘 하겠다"고 말할 뿐이었다. 작품이 진행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었지만, 그녀는 "연기력이 늘어서 말이 없어졌다기 보다는,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들어서 말이 안나왔던 것 같다"며 "앞으로 다른 작품을 통해 어필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조보아는 꿈이 많은 배우였다. 배우의 길을 택하기 전까지 아나운서, 승무원, 외교관 등 여러 진로를 고민했다. 배우가 되고 나서도 여전히 많은 꿈을 꾸고 있었다. 청순가련한 역할, 발랄한 역할, 공포영화의 귀신, 혹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역할까지 해보고 싶은 배역도 많은 그녀였다.
롤모델 역시 팔색조 매력을 가진 배우 손예진을 꼽았다. 조보아는 "많은 매력이 있는 선배"라며 "귀엽고 섹시하고 털털하면서도 아름답다. 다양한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점을 닮고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꿈만큼 하고 싶은 역할도 많은 것 같다"는 말을 건넸더니, "욕심은 많은데 아직 연기력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아직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재충전이 필요할 때, 그녀는 혼자 극장을 찾는다고 했다. '마의'에서의 의상과 머리모양이 카메라 밖에서의 모습과 크게 달라서일까. 아직 그녀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면 할 수록 빠져드는 점이 연기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부탁했다. 조보아는 "좋은 작품으로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며 "시청자들이 '연기력 논란'을 잊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조보아는 천상 신인다웠다. 두번째 작품을 끝내고도 여전히 "긴장된다" 말하고,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배역이 너무 많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는 모습에서 열의가 느껴졌다. 다음 작품이 무엇일지, 또 어떤 역할을 하게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녀가 인정한 것처럼 연기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누군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프로야구 팬들이 NC 다이노스의 첫 승을 바라는 것 처럼, 조보아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 하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조보아 ⓒ 싸이더스HQ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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