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더 캐치'였다.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이 결정적인 수비 하나로 팀을 구해냈다. 실책 후유증은 없었다.
오지환은 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에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에서 3타수 2안타 2볼넷 3득점으로 맹활약한 그는 팀의 위기 상황에서 결정적인 호수비까지 선보였다.
경기 전 오지환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는 지난 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4-4로 맞선 연장 11회초 2사 3루 위기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이는 결승점이었다. 자신의 실책이 이전 경기의 결승점으로 이어졌기에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하지만 오지환은 경기에 더욱 집중했다.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찰리 쉬렉의 공을 깔끔하게 밀어쳐 좌익수 키를 넘는 2루타로 연결했다. 상대 허술한 수비를 틈타 3루까지 내달린 그는 이진영의 적시타로 홈인, 팀의 첫 득점을 책임졌다. 2회에 이어 4회에도 볼넷을 골라 출루한 그는 후속타자 이진영의 안타 때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내달린 뒤 박용택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그의 득점이 없었다면 경기는 더욱 어렵게 흘러갈 뻔했다.
그는 팀이 6-5로 한 점 앞선 7회초 수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바뀐 투수 유원상이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고 1, 2루 위기에 몰린 상황, 타석에는 이현곤이 들어섰다. 이호준과 더불어 NC 타자들 가운데 몇 안되는 베테랑이었다.
이현곤은 유원상의 4구를 자신 있게 노려쳤다. 타구는 '딱' 소리와 동시에 빠른 속도로 오지환을 향했다. 본능적으로 다이빙을 감행했다. 타구는 그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귀루하지 못한 2루 주자 권희동까지 아웃 처리되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타구가 외야로 빠졌다면 최소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오지환의 수비 하나가 팀을 살렸다. 더불어 지난 경기에서 저지른 결정적인 실책도 만회한 오지환이다. 이후 LG는 단 한 차례도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치 않고 편안하게 승리를 지켜냈다.
메이저리그(MLB) 하이라이트에 자주 등장하는 서커스를 연상케 하는 수비는 아니었다. 하지만 혼신을 다해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냈다는 점에서 '더 캐치'로 불리기에 충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오지환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