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2.11 22:19 / 기사수정 2007.12.11 22:19
[엑스포츠뉴스=정지훈 기자]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 프리미어리그의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과 관련해 자신을 공격하는 목소리를 향하여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부진이 왜 내 탓이냐"면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벵거 감독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선수협의회(이하 PFA)가 잉글랜드 축구협회 등에 제출한 프리미어리그 각 클럽팀의 외국인 선수 보유제한에 관련한 보고서 때문.
PFA는 "아르센 벵거의 아스널로 대표되는 프리미어리그 각 클럽들이 지나치게 외국인 선수들에 의존, 무리한 영입을 꾀하여 결과적으로 잉글랜드 선수들의 재능을 갉아먹고 있다"면서 프리미어리그의 지나친 세계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로 아스널 등 외국인 선수 비중이 큰 클럽들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르센 벵거 감독은 '더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부진을 내 탓으로 돌리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 "더군다나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활약 여부가 내 최우선의 목표는 아니지 않은가. 억지로 그들을 기용할 이유가 없다"고 밝혀 아스널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사이에는 그 나름의 명확한 선 하나가 자리 잡고 있음을 확실히 했다.
이어 벵거 감독은 국적에 상관없이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을 구하겠다고 밝힌 잉글랜드 축구협회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그들의 지금 행동은 마치 전쟁에 나선 상황에서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에서 온 장군에게 자국의 군대를 맡기겠다는 소리와도 같다"고 꼬집으며 "정신들 차리라, 그래서는 안된다"는 말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갔다.
"잉글랜드에는 해리 레드냅, 앨런 커비쉴리, 스티브 코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스튜어트 피어스, 그리고 샘 앨러다이스 감독 같은 자국 출신의 감독들이 즐비하다. 절박한 상황이라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들은 사실 너무나도 저평가되어 있다. 이들에게도 기회가 필요하다.
클럽팀과 국가대표팀을 똑같이 생각하지 마라. 거기에 참여하는 선수의 국적부터 시작해서, 그 둘 사이에는 너무나도 많은 차이점이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부진. 그리고 거기에 맞추어 힘을 얻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각 클럽들의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에 대한 목소리. 그럼에도, 잉글랜드 축구협회 측은 내국인 감독보다도 외국인 감독과 우선적으로 접촉하며 안방에서와는 또 다른 외부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더군다나 외국인 선수들이 자국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짓밟아버리고 있다며 흥분하고 있는 잉글랜드가 외국인 감독을 데려와 자국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이끌어달라고 부탁한다는 것은 그 모양새가 좀 이상하지 않을까?
벵거 감독의 이번 발언은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깊게 생각해 볼 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흔들리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지금 잉글랜드의 축구팬들을 괴롭게 만드는 것은 프리미어리그의 인기와 실력에 비례하지 못하는 자국 대표팀의 활약이지, 결코 프리미어리그 내부의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 때문은 아닐 것이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