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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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대원군' 황선홍, 부강한 미래 위해 눈·귀 닫다

기사입력 2013.03.18 08:10 / 기사수정 2013.03.18 08:28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더는 미련이 없다.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황선홍 감독의 무모했던 결정이 부강한 팀을 향한 초석이 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 블루윙즈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포항은 전반에 일찌감치 2골을 터뜨리며 수원의 반격을 뿌리치며 리그 3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갔다. 2013년 들어 경기력이 갈수록 좋아지는 포항이기에 단독 선두로 도약하자 벌써 우승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분명 시즌 시작 전 예상과는 다른 행보다. 포항이 지난 시즌 FA컵을 가져갈 만큼 탄탄한 전력을 갖춘 것에 이견은 없지만 외국인 선수의 부재는 평가를 보류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몇 년의 K리그 클래식을 돌아보면 항상 개인기록 중심에는 외국인 선수들이 있었고 이들의 기량에 따라 팀의 명암은 엇갈려왔다. 그랬기에 황선홍 감독의 '無외국인' 전략은 놀라웠고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순혈 포항의 단단함은 강철 그 이상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단점을 국내파의 조직력을 끌어올려 메운 포항의 짜임새는 약점을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다. 또 외국인 선수가 없으니 비주전의 어린 선수들도 출전 경험을 쌓으며 자라고 있다.

특히 포항은 지난 13일 분요드코르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원정경기에 과감히 어린 선수들을 내보냈지만 성공적인 무승부를 일궈내며 황선홍 감독의 선택이 빛을 발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도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함박웃음을 짓는다. 황선홍 감독은 "외국인이 없으니 우리가 하려는 축구에 어린 선수들도 적응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우즈베키스탄에 데려간 것이고 의외로 잘해줬다"며 "미래가 밝은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수원과의 경기를 승리로 마친 후에는 자신의 철학에 더욱 힘을 줬다. 그는 "계획을 세웠으면 실천을 해야한다. 외국인 없이 가겠다고 했으면 쭉 가야한다"며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켜 팀의 미래를 바라보겠다. 눈 감고 귀 닫고 계획대로 갈 뿐이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감독의 의사에 포항 구단도 전력을 다해 믿음을 주고 있다. 포항은 수원전에 앞서 공식 트위터를 통해 황선홍 감독을 외국문물에 의존하지 않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원했던 흥선대원군(이하응, 1820~1898)에게 빗대 "부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 이리도 노력을 하는 황선대원군에게 여러분의 응원이 필요합니다"며 스토리를 만들어 지지 의사를 보내고 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황선홍 감독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포항 공식 트위터]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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