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당신의 대리천사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MBC 새 파일럿 프로그램 '나는 당신의 대리천사'(이하 대리천사)가 따뜻한 웃음을 주며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11일 방송된 '대리천사'에서는 가수 윤도현, 은지원, 방송인 탁재훈, 카라 구하라 등 네 MC들과 게스트 정용화와 효린이 의기투합, 주위의 누군가에게 차마 하지 못한 말이 있는 일반인들의 사연을 받아 그 마음을 마음을 대신 전달해 주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정용화는 장인어른과 장모님에게 부모님이 네 분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결혼해야 했던 사위의 말을 대신 전했다. 효린은 회사 실장님에게 제발 칼퇴근 좀 시켜달라는 직원의 마음을 전달했다.
'힐링'과 '소통'이 최근 연예계뿐 아니라 사회의 트렌드가 된 가운데, 베일을 벗은 '대리천사' 역시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소통을 되새기며 시청자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들의 사연은 진지하게 다뤄졌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무겁게 흘러가지 않아 남녀노소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사연의 주인공들이 연예인의 몸을 빌린다는 포맷은 흡사 '일밤-뜨거운 형제들'(2010)의 아바타 소개팅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재미만 강조했던 아바타 소개팅과는 달리 재미와 감동 모두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휴머니즘의 의미를 충분히 살렸다.
특히 아무것도 모르는 사연 속 주인공들과 마주해 예상과는 다른 이들의 반응을 보며 당황하거나 쩔쩔매며 진심이 담긴 말을 전달하는 게스트들의 모습은 긴장감과 함께 훔쳐보는 재미도 엿보게 했다.
네 MC들의 신선한 조합도 돋보였다. 예능 경험이 많은 탁재훈과 은지원은 시종일관 재치 있는 애드리브를 선보였고 '예능 아이돌' 구하라도 적재적소에 알맞은 설명과 유머를 구사하며 홍일점 역할을 무리 없이 해냈다. 윤도현 역시 프로그램의 중심을 잘 잡아나가며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진행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게스트 효린과 정용화의 활약이 컸다. 사연의 주인공인 회사 실장님을 속이기 위해 리포터로 변신한 효린은 MC의 특별한 지시 없이도 능청스럽게 제 역할을 수행했으며, 정용화는 그간 방송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반대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어색한 그의 모습 자체가 큰 웃음을 줬다.
반면, 시청률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12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대리천사'는 3.1%(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자극적인 소재 없이 따뜻한 감동과 잔잔한 웃음을 준 점은 눈 여겨볼만 했다. 특히 스타들이 아닌 일반인이 직접 참여하고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됨으로써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의 화두인 '착한 예능', '힐링 예능'으로의 가능성과 함께 진정성을 보여준 '대리천사'가 시청률의 약점을 극복하고 정규 편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나는 당신의 대리천사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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