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희 구속영장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검찰이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강동희 원주 동부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감독은 그동안 승부조작 혐의에 대해 줄곧 결백을 주장해왔다. 7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취재진에게 "금전관계는 있었지만 조작 대가는 아니다"라며 강하게 밝히기도 했다. 또한, 전날 고양 오리온스와 경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팬들과 농구인들에게 죄송하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내일 검찰에 출두해서 명백하고 정확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에 출두한 지 3시간 만에 검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팬들과 농구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축구-야구-배구에 이어 농구까지
농구와 함께 4대 프로스포츠라 불리는 축구와 야구, 배구는 지난 2년간 한 번씩 승부조작과 관련해 홍역을 치렀다. 시작은 프로축구였다. 국가대표 출신인 최성국과 김동현 등 굵직한 선수들이 엮일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팬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故 정종관은 "승부조작 당사자로서 부끄럽다"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세상을 져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 개막 직전 승부조작 관련 의혹이 불거졌다. 현역 선수 2명(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 사건으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추가적인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프로야구 선수들에 대해 더 이상 수사를 확대하지 않고 마무리했다. 야구는 종목 특성상 승패가 아닌 '1회 선두타자에게 볼넷' 등 경기 내용에 대한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플레이 하나하나가 의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승부조작이 한팀의 근간을 흔들어놓기도 했다. 프로배구 '켑코45'가 그랬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해 3월 상벌위원회를 열고 승부조작으로 기소가 확정된 선수들을 영구제명했다. 이 가운데 켑코 선수는 상무 소속이던 최귀동을 포함해 모두 5명이나 들어있었다. 승부조작의 여파는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켑코의 올 시즌 성적은 1승 27패다.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기 어려워 보인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간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강 감독의 검찰 조사는 프로농구와 관련된 승부조작 사건이 처음이라는 점, 또한 현역 감독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검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현역 선수가 연루됐다는 소문이 나오는 등 사건이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프로농구는 팬들로부터 지탄과 외면을 받으면서 상당한 위기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축구-야구-배구에 이어 농구까지 승부조작에 휩싸인 한국 프로스포츠계가 앞으로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갈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한편 검찰은 강 감독에 대한 영장 청구에 앞서 지난달 28일 승부조작 대가로 그에게 3천여만 원을 전달한 혐의로 브로커 최모씨를 구속했다. 6일에는 프로야구선수 출신 브로커 조모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강동희 감독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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