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스포츠부 서영원 기자] ‘끝날 때까지 압박한다.’ 야마모토 고지 일본 대표팀 감독이 내건 승리 공식이다.
2013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 참가하고 있는 일본은 브라질, 중국을 잡으며 2라운드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특히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일본은 이전 대표팀과 다른 야구 철학을 드러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전의 일본은 메이저리거들의 기교와 선수 개개인의 장타력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번 일본 대표팀은 다르다. '스몰볼'의 정석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야마모토 감독은 매번 ‘상대 숨통을 조인다’는 식의 ‘무한압박’을 내걸며 철저한 팀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중국전에서는 중심 타선인 우치카와 세이이치, 마츠다 노부히로 등 한방이 있는 선수들도 주자가 있을 때 번트를 대며 '스몰볼'의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이를 두고 일본의 '산케이스포츠'는 "불안전한 전력을 만회하려는 몸부림"이라고 표현했다. 야마모토 감독은 대회 전부터 경기 운영 원칙을 공개했다. 그는 “모두가 번트, 도루를 시도해야 한다”며 철저한 팀플레이를 요구한 바 있다.
일본의 핵심타자 나카타 쇼는 “감독의 의중을 잘 알고 있다. 상황에 따라 플레이가 달라야 하므로 '컨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베팅 포인트를 공개했다.
일본의 이러한 작전은 중국전 5회말 공격을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일본은 선두타자로 나선 마츠다부터 사카모토 하야토, 마츠이 가즈오, 아베까지 이어진 타선에서 1사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특히 장타력이 있는 사카모토와 아베가 팀 베팅에 나서며 진루에 주력한 것이 만루 기회를 잡은 요인이었다. 이후 장타력를 가진 이토이 요시오가 전진수비한 중국의 외야 수비를 넘기는 싹쓸이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산케이스포츠는 “중국전 5회말 공격은 이번 대회 사무라이 재팬의 모범적인 공식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경기 뒤 야마모토 감독은 “상대가 누구든지 우리는 우리 식의 야구를 할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 일본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한 단계씩 전진하고 있다. 세계야구의 상향 평준화에 따라 일본의 경기운영은 주목을 끈다. 크게 이기지는 못해도 승리를 지켜내는 야구를 한다는 평가다.
세계야구의 진화에 따라 대표팀 야구도 특별한 색깔을 지녀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니칸스포츠는 “지난 대회가 뛰어난 몇 명에 의해 경기가 좌지우지 됐다면 이제는 아니다. 대표팀도 팀 컬러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