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개막 이틀째, '타이중풍(風)'에 B조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본선 1라운드가 치러지고 있는 대만 타이중의 기온은 평균 최저 11도, 최고 16도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체감온도는 영하권이다. 날씨까지 흐려 두툼한 점퍼를 입어도 한기를 느낄 정도란다.
개막전부터 불어닥친 거센 바람은 출전국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3일 오후 3시 30분 열린 네덜란드와 대만의 2차전은 바람이 승부에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네덜란드는 이 경기에서 3-8로 패했다. 초반 선취점을 올리고도 대만에 역전을 허용한 데는 바람의 영향이 컸다. 대만 타자들의 플라이성 타구가 바람으로 예측 불가한 곳에 떨어지면서 네덜란드 외야진들은 수비에 혼란을 겪었다. 4회말 네덜란드 우익수 블라디미르 발렌티엔도 바람으로 인해 정확한 타구 판단을 하지 못했다. 이는 4회말 4실점의 빌미가 됐다.
반대로 네덜란드는 타자들의 타구는 더 멀리 뻗어나갈 수 있음에도 바람으로 인해 펜스 앞에서 아웃되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5회초 시몬스의 좌익수 방면 타구는 바람이 없었다면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타구였지만 담장 근처에서 잡혔다.
한국 역시 '타이중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2일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를 앞두고 "날씨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이 정도 날씨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봤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도 역시 바람이 문제였다. 비가 내려 경기 시작 시간이 지연된 것은 물론 바람이 거세지는 바람에 투수들은 제구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대호의 홈런성 타구가 더 뻗어나가지 못하고 우익수에 잡힌 것도 바람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팀은 이날 0-5로 완패했다.
바람이 신경 쓰이는 것은 4개 팀 모두가 똑같을 것이다. 경기 패배의 이유를 바람으로 돌릴 수도, 승리의 이유를 바람 덕분이라며 무조건 운으로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대만의 바람이 B조 순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경기 당일의 날씨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래저래 무서운 '타이중풍'이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이대호,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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