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경쟁률 '1:1'과 '3:1', 수급 불균형이다.
제3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명단에 포함된 2루수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정근우(SK)가 유일한 전문 2루수다. 반대로 유격수는 북새통이다. 강정호, 손시헌에 김상수까지 수준급 유격수 자원이 3명이나 선발됐다.
선발된 유격수 자원 모두 수비력은 '국가 공인'이다. 뜯어보면 저마다 다른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강정호는 장타력, 손시헌은 다양한 국제경기 경험, 김상수는 빠른 발이 주무기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수비가 중요한 경기에는 손시헌을, 공격력이 필요할 때는 강정호를 유격수에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습경기에서도 강정호와 손시헌을 번갈아 기용하며 테스트를 반복했다. 김상수는 대수비와 대주자로 출전했다.
2006년 제1회 WBC 키스톤 콤비는 유격수 박진만이 붙박이로 기용됐다. 2루수에는 김민재와 김종국이 나섰다. '만능 유틸리티' 김재걸도 무게감 있는 벤치 멤버였다. 이는 타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둔 선발이었다. 박진만은 7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 9푼을 기록했다. 반면 2루수는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김종국이 4경기에서 타율 4할, 김민재도 2할 7푼 3리로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2009년 제2회 대회에서는 2루수 정근우와 유격수 박기혁이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1라운드 1차전부터 결승전까지 대표팀이 치른 9경기에서 박기혁은 8경기, 정근우는 7경기에 선발출장했다. 1회 대회에서의 박진만과 마찬가지로 박기혁에게 주어진 역할은 오직 '수비'였다. 1할 대 타율(0.115)로 대회를 마쳤다.
공격에서 박기혁이 채우지 못한 부분은 2루수들이 메웠다. 정근우는 타율 2할 9푼 2리, 주로 교체선수로 출전한 고영민은 3할 8리를 기록했다. 재미있는 점은 대회 기간 동안 박기혁이 올린 타점(4점)이 고영민·정근우가 올린 타점의 합(3점)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수비율과 호흡, 손시헌에 무게
실책수와 수비율(자살+보살/자살+보살+실책) 모두 손시헌이 한발 앞선다. 손시헌은 지난 시즌 702이닝 동안 수비에 나서 5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그가 기록한 수비율 9할 8푼 6리는 700이닝 이상 소화한 유격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경쟁자 강정호는 9할 7푼 8리(991⅓이닝, 12실책), 김상수는 9할 7푼 5리(1101⅔이닝, 14실책)를 기록했다.
'키스톤 콤비'라 불리는 2루수와 유격수는 호흡이 그 어떤 포지션보다도 중요하다. 확률에 이어 '익숙함' 면에서도 단연 손시헌에 무게가 쏠린다. 한국 국가대표팀이 가장 최근 출전한 국제대회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정근우와 손시헌은 국가대표팀이 치른 5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짝을 이뤘다.
제3회 WBC 대표팀은 26일까지 치른 연습경기에서 썩 좋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2루수와 유격수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다. 공격은 어느 정도 포기할 수 있다. 키스톤 콤비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조건은 '수비'다. 이번 WBC 키스톤 콤비를 결정하는 관건은 '보수성'이 될 전망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정근우, 강정호, 김상수, 손시헌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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