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 강산 기자] 3개월 만에 구속이 7km/h 증가했다. 130km/h대였던 직구 최고 시속이 140km/h를 넘어섰다. 노력의 결과다. 실전 무대에서도 두려움 없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루키' 이충호 얘기다.
22일 현재 한화 선수단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귀국까지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신인 좌완투수 이충호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를 향한 칭찬이 줄을 잇는다.
충암고를 졸업한 이충호는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8순위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입단 당시 그에 대한 평가는 "직구 평균 구속은 130km/h대에 불과하지만 컨트롤이 좋고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입단 당시 181cm 75kg으로 비교적 마른 체형이었던 이충호는 몸무게를 7kg 가량 늘렸다.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산 마무리훈련에서 135km/h였던 직구 최고 시속은 어느새 142km/h까지 늘었다. 21일 우루마시 구시카와구장서 만난 이충호는 "살이 붙으니 구속도 올라간다"며 "그러다 보니 더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계속 끌어올려야 한다"며 겸손해했다. 김응룡 감독도 "이충호가 잘하고 있다. 캠프 와서 많이 좋아졌다. 한번 지켜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와의 연습경기서 첫 실전 등판을 가진 이충호는 1⅔이닝 1피안타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첫 실전 무대를 비교적 깔끔하게 마쳤다.
18일 LG 트윈스전서는 2⅔이닝 2피안타 5탈삼진 3볼넷 1실점(비자책)의 호투를 선보였다.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40km/h까지 나왔고, 주무기인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던졌다. 당시 경기를 지켜보던 선수들과 관계자들도 "커브와 슬라이더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한화 전력분석팀은 "주무기인 커브의 각이 좋았고 릴리스포인트도 괜찮았다. 대화를 나눠 보니 멘탈도 좋은 선수다"고 칭찬했다.
이충호는 "LG전은 한국 팀과의 첫 실전 등판이라 많이 떨렸다. 운이 좋아서 잘 던졌을 뿐이다"고 했다. 당시 "변화구 제구가 생각만큼 되지 않았다. 남은 기간에 부족한 부분을 더 보완하겠다"던 이충호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20일 SK전서는 팀이 5-4로 추격당하던 7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나란히 범타 처리하며 홀드를 기록했다. 앞서 등판한 임기영이 투런 홈런을 허용한 직후 상대 흐름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충호는 자신이 등판하지 않는 날에도 연습경기를 유심히 지켜본다. 그에게 연습경기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 가운데 하나다. 이충호는 "경기를 보면서 볼 배합이나 견제 타이밍 등 잘 안되는 부분을 배운다"고 말했다. 이날도 이충호는 SK와의 연습경기를 주의 깊게 지켜봤다. 프로 선배들의 플레이를 보며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신인 이충호가 주목받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이충호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