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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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메키스 감독, '성공한 바보' 대신 '몰락한 영웅' 데리고 귀환

기사입력 2013.02.18 18:22 / 기사수정 2013.02.18 18:2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할리우드의 거장 로버트 저메키스(61) 감독이 귀환했다. 그가 12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실사 영화는 '몰락한 영웅'의 이야기다.

지난 2000년 저메키스 감독은 톰 행크스 주연의 모험물 '캐스트 어웨이'를 끝으로 실사 영화 연출을 잠시 접었다. 영화 효과가 발전하면서 디지털 영화에 관심을 보였던 그는 애니메이션 '폴라 익스프레스', '베오 울프', '크리스마스 캐롤' 등 애니메이션과 3D 그리고 실사가 결합된 영화에 흥미를 보였다.

'플라이트'는 '캐스트 어웨이' 이후 저메키스 감독이 연출한 '100% 실사 영화'다. 이 영화 홍보를 위해 저메키스 감독은 국내에 내한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영화를 전달하는 방식이 더욱 용이해졌다고 밝힌 그는 "나는 디지털 영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늘 혁신적인 방식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가 실사 영화로 돌아온 이유 중 하나는 '플라이트' 탄탄한 각본 때문이었다. 저메키스 감독은 "이 작품의 각본을 읽은 뒤 감동을 받아 연출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존 가틴스가 각본을 담당한 '플라이트'는 휩 휘태커(덴젤 워싱턴 분)란 이름을 가진 파일럿의 이야기다. 어느 화창한 가을날, 기장인 휘태커는 102명의 승객을 태운 비행기를 조종한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를 떠난 이 비행기는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향한다. 하지만 이륙 10여분 뒤 강한 난기류로 인해 기체 결함이 생기면서 추락하기 시작한다.

102명의 생사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휘태커는 뛰어난 조종술로 95% 승객의 목숨을 살려낸다. 졸지에 '영웅'으로 떠오른 그는 매스컴의 주목을 받지만 '조종사 휘태커'가 아닌 ‘인간 휘태커’는 여러모로 단점이 많은 인물이었다.

알콜 중독자인 그는 하루도 술이 없으면 편안하게 보내지 못한다. 지독한 '술 중독'으로 인해 가족의 버림을 받은 그는 할아버지의 농장에서 초라하게 살아간다. 비행기 사고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그의 변호사인 휴 랭(돈 치틀 분)이 고군분투하지만 알콜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는 법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휘태커는 비행기 조종대를 잡기 전, 술을 마셨다는 사실이 발각되고 결국 교도소로 향한다. '알콜 중독'으로 모든 것을 잃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을 지닌 '플라이트'는 한 인물이 몰락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저메키스 감독은 "개인(휘태커)이 지닌 내면의 갈등을 보여주면서 외부에서 영웅으로 알려진 인물이 얼마나 결함이 많은 사람인지를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저메키스 감독의 작품에서 종종 등장한 '영웅'의 모습은 '플라이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알콜 중독으로 인해 자신은 물론 모든 이들을 속이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처량한 파일럿이 있을 뿐이다.

주인공 휘태커 역을 맡은 덴젤 워싱턴은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최고의 '열연'을 펼쳤다. 워싱턴은 이 작품으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저메키스 감독은 "덴젤 워싱턴은 재능이 많은 배우인 것은 물론 아이디어와 직감도 뛰어나다. 그는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자격이 충분히 있고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극찬했다.

'백 투더 퓨쳐' 시리즈와 '로맨싱 스톤',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등의 모험물을 선보였던 저메키스 감독은 지난 1994년에는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성공한 바보'의 우화인 '포레스트 검프'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동안 작품을 통해 '성공한 인간'을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저메키스 감독은 '몰락한 영웅'을 데리고 귀환했다.

탄탄한 각본을 토대로 완성된 '플라이트'는 저메키스 감독의 연출력과 워싱턴의 뛰어난 연기력이 볼거리다.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된 '플라이트'는 오는 28일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 = 로버트 저메키스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덴젤 워싱턴 (C) 플라이트 스틸컷]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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