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주기 임기를 마친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아놀드 슈왈제네거(65)의 풍모는 여전히 위풍당당했다. 김지운 감독의 창의력이 살아난 '라스트 스탠드'에 출연한 것은 그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인 '라스트 스탠드' 언론시사회가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렸다. 출연하는 캐릭터에 독특한 개성을 입히는 김지운 감독의 역량이 살아있었다. 또한 '황당한 액션'이 아닌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액션도 돋보였다. 영화 중간 중간에 양념같이 뿌려진 유머도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라스트 스탠드'는 헬기보다 빠른 튜닝 슈퍼카를 타고 멕시코 국경을 향해 질주하는 마약왕 가브리엘 코르테즈(에드아르도 노리에가)와 작은 국경 마을 보안관 레이 오웬스(아놀드 슈왈제네거)사이에서 벌어지는 혈투를 그린 영화다. 코르테즈는 FBI로부터 추격을 당하면서 뜻밖의 상대인 고령의 보안관에게 덜미가 잡힌다.
레이 오웬스는 과거, LA 강력반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경력이 있다. 그러나 범죄의 중심부인 대도시 LA를 떠나 한적한 시골마을인 섬머튼에 정착해 보안관으로 일하고 있다. 범죄 사건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이곳에 코르테즈의 슈퍼카와 그의 부하들이 진입한다. 이 때부터 오웬스와 코르테즈의 치열한 혈투가 전개된다.
올해로 65세인 슈왈제네거에게 전성기 때의 액션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을 펼치고 있다. 악당과 몸싸움을 펼친 뒤 마을 식당의 유리창을 깨고 넘어진 오웬스는 "나도 이젠 늙었나봐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졌다.
왜소한 체구의 할머니가 총으로 악당을 제압하는 장면도 신선했다. 김지운 감독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옥수수밭 카체이싱'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이 장면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옥수수밭 카체이싱 장면을 보면 사투를 펼치는 두 명(오웬스, 코르테즈)의 인물이 서로 시야가 가려지게 된다. 서로를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해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의하게 됐다. 원래 이 장면은 시나리오에 없었지만 내가 제의해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옥수수밭 카체이싱은 영화 조스의 긴장감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찍었다"고 덧붙었다.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매력과 생동감 넘치는 액션이 '라스트 스탠드'의 장점이다. 또한 영화의 긴장감을 조절하는 유머와 10년 만에 실사 영화에 복귀한 슈왈제네거의 열연도 이 영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라스트 스탠드'는 오는 21일 전국 개봉된다.
[사진 = 아놀드 슈왈제네거 (C) 라스트 스탠드 스틸컷, 김지운 감독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