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이렇게 희망과 기적을 노래할 줄 누가 알았나요?"
지난 2011년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 심사위원을 맡았던 가수 이승철은 우승 팀인 '울랄라세션'을 호명하면서 위와 같이 말했다.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 전반을 지배하고 있던 획일적인 국내 대중가요계에서 '울랄라세션'의 등장은 가뭄 속의 오아시스와 같았다.
특히 이 팀의 리더인 임윤택은 '위암 환자'였다. 2011년 방송시 임윤택은 자신이 위암 4기라는 사실을 고백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당시 임윤택을 향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이들이 많았다. 반면 '악플'로 임윤택을 공격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악플러들은 "임윤택의 모습을 보고 그가 위암 환자인지를 믿을 수 없다. 우승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고 비난의 화살을 보냈다. 아무리 우승을 간절히 기원해도 자신이 암 환자임을 내세워 방송에 출연하는 이들이 얼마나 존재할까.
생전 임윤택은 "내가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감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비롯한 주변 분들이 상처를 받는 점이 너무 속상하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천직인 음악을 벗삼아 끝까지 긍정적인 삶으로 걸어가길 원했던 그는 결국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임윤택은 위암 투병 끝에 11일 오후 8시 42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VIP 병실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가족들과 멤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외롭지 않게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등지기 직전까지 그는 음악을 떠나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열린 제8회 2013 아시아모델상 시상식에서 울랄라세션은 인기가수상을 수상했다. 당시 수상을 위해 모습을 드러냈던 임윤택은 매우 야윈 모습을 보였지만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슈퍼스타K3에 출연할 때부터 울랄라세션은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댄스, 발라드, 리듬앤 블루스,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자신들의 스타일로 편곡해 새롭게 창조해냈다.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다이내믹한 댄스를 보여줬고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만드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멤버가 리더인 임윤택이었다. '울랄라세션'은 한국대중가요계의 '떠오르는 별'이었다. 하지만 떠오르던 별 빛의 불꽃은 꺼졌고 팀의 기둥이었던 임윤택은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그는 33년이란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울랄라세션'을 통해 유산을 남겼다. 5인조로 구성된 멤버들이 등장해 형식과 틀을 깨트리는 퍼포먼스를 펼친 점. 장르에 구속되지 않고 그들만의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낸 점. 심장의 박동이 꺼지기 전 까지 무대에 오르는 투혼 등은 임윤택이 이 땅에 남기고간 '유산'들이다.
[사진 = 임윤택 빈소, 울랄라세션 (C) 사진공동취재단]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