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투지 넘치는 수비 돋보인 트리니다드 토바고

'카리브해의 소국'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상대로 끈끈한 수비를 앞세운 끝에 승리보다 더욱 값진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 시각으로 11일 오전 1시부터 도르트문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6 독일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경기에서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경고 누적으로 후반 2분 에이버리 존이 퇴장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됐으나 스웨덴의 파상 공세를 잘 막아내고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지난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유럽 동구권 강호'인 루마니아를 상대로 3-3 무승부를 거둔바 있는 쿠바에 이어 카리브해 지역 본선 진출국 중 최고의 성적을 올리게 됐다.

반면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B조 조별리그 1위를 다투고 있는 '바이킹 군단' 스웨덴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였던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상대로 승점 1점만을 확보하는 부진한 출발을 보여 16강 진출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히즐롭 골키퍼의 동물적인 감각이 빛났던 한판 승부

지난 7일 팀내 주전 골키퍼인 이삭손이 훈련 중 부상을 당해 트리니다드 토바고전 출장이 어려워지자 스웨덴 축구 대표팀 라예르베크 감독은 샤반 골키퍼를 선발 출장시켰고, 팀내 간판급 스타인 이브라히모비치와 헨리크 라르손을 비롯해 프레디에 융베리까지 총동원 하면서 강력한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트리니다드 토바고에는 짜임새 있는 조직력으로 똘똘 뭉친 수비진과 신들린 듯한 방어를 선보인 이날 최고의 수훈 선수인 히즐롭 골키퍼가 있었다.

전후반 90분 경기를 포함해 스웨덴은 무려 16개의 슈팅을 날리며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좀처럼 스웨덴의 선취골은 터지지 않았다.

전반전에서 스웨덴의 결정적인 슈팅을 2차례나 막아내면서 위기를 넘긴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이어지는 후반전에서는 특유의 빠른 역습으로 대이변의 주인공을 꿈꿨다.

10대11의 힘겨운 싸움, 하지만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해냈다

그러나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전부터 빌헬름손을 밀착 마크하던 에이버리 존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게 되면서 '10명 vs 11명 싸움'을 벌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에이버리 존의 퇴장으로 인해 수적 우위를 점한 스웨덴은 알베크와 셸스트룀, 욘손 등 공격 자원을 계속해서 투입하면서 파상 공세를 펼쳤으나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네덜란드 출신 감독인 레오 베인하커르의 용병술 속에 똘똘 뭉친 트리니다드 토바고 선수들은 스웨덴의 집요한 공세를 몸을 던져서 막아내면서 투지를 불태웠고, 히즐롭 골키퍼 역시 골과 다름없는 결정적인 실점 상황을 노련한 수비로 막아내며 골문을 굳건이 지켰다.

경기 종료 시간이 가까워지자 스웨덴 선수들과 벤치의 초조함은 극에 달했고, 스웨덴 축구 대표팀 라예르베크 감독은 포백라인에 위치한 4명의 수비수를 제외한 나머지 6명 모두를 공격 자원으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구사했지만 결국 0-0으로 비기고 말았다.

B조 조별리그 중간 결과 정리(6월 11일 현재)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비겨서 승점 1점을 추가한 '바이킹 군단' 스웨덴은 오는 16일 오전 4시(한국시간 기준)에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1패를 기록한 '남미의 다크호스' 파라과이를 상대로 본선 첫 승에 도전한다.

한편 본선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승점 3점을 확보한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오는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기준)에 뉘른베르크 월드컵경기장에서 1무를 기록한 '처녀출전국'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각 팀 별로 본선 1경기씩을 치른 가운데 본선 B조 조별리그 중간 결과는 아래와 같다.

★2006 독일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경기 - 스웨덴 vs 트리니다드 토바고
(2006년 6월 11일 오전 1시 - 한국시간 기준, 독일 도르트문트)

스웨덴 0 - 0 트리니다드 토바고

★스웨덴 vs 트리니다드 토바고(B조 조별리그 2경기) 양팀 출전선수명단

- 스웨덴 출전선수명단 -
GK : 샤반
DF : 멜베리, 루치치, 에드만
MF : 린데로트(후33 셸스트룀), 알렉산데르손, 스벤손(후16 알베크), 융베리, 빌헬름손(후33 욘손)
FW : 이브라히모비치, 라르손

-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전선수명단 -
GK : 히즐롭
DF : 에이버리 존, 산초, 로런스, 그레이
MF : 버철, 에드워즈, 시어볼드(후21 휘틀리)
FW : 새뮤얼(후7 글렌), 스턴 존, 요크
* 후반 2분 에이버리 존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