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스포츠부 서영원 기자] '야구 축제' 201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개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대회 개막이 불과 30여일 남은 현재 일본에서는 ‘야구판 마라도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대만 대표 투수 왕이정이 주인공이다. 그는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소속으로 팀 내에서 유일하게 WBC에 참가한다.
왕이정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대만과 요코하마를 품고 다녀오겠다. 요코하마 팬들은 대만을 응원해 달라”며 소속팀 팬들에게 일본이 아닌 대만 응원을 호소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요코하마를 제외한 일본야구 11개 구단은 일본대표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요코하마 구단도 유일한 WBC 출전선수인 왕이정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요코하마는 투수코치와 재활 트레이너를 미리 파견해 왕이정의 몸 만들기를 돕고 있다.
왕이정의 호소에 팬들도 “요코하마 선수가 있는 대만을 응원하겠다”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팀 동료인 미우라 다이스케는 “대만과 일본이 대결할 때 왕이정이 등판하면 마음 속 갈등이 생길 것”이라며 팬들의 마음에 동조했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가 소속팀 서포터에게 응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현대 스포츠에 종종 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축구의 디에고 마라도나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일원으로 1986 멕시코월드컵 출전했다.
대회전 마라도나는 소속팀 세리에A 나폴리 팬들에게 “아르헨티나를 응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마라도나의 한 마디에 나폴리 팬들은 이탈리아 보다 아르헨티나를 응원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국제대회 권위가 지지부진한 야구에서 이 같은 현상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팬들은 응원 팀의 외국인 선수를 새롭게 알 수 있고 외국인 선수는 자국과 팬들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외국인선수의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 국내에서 활약하는 외국인선수들도 종종 자국 대표팀의 부름을 받는다. 왕이정의 사례처럼 선수가 팬들에게 응원을 부탁하고 팬들은 타국을 응원하는 문화가 퍼질 수 있다.
WBC가 지금보다 더 큰 대회로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스포츠 문화이기도 하다.
[사진=아시아시리즈의 대만 야구팬 ⓒ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