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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스포츠라운지] 프로야구 10구단 수원KT에 주목한다

기사입력 2013.01.18 17:56 / 기사수정 2013.05.07 15:37

홍성욱 기자


 [엑스포츠뉴스=스포츠부 홍성욱 기자] 32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프로야구에 10번째 구단이 탄생했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KT가 그 주인공이다. KT는 기존 9개 구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난관을 뚫고 프로야구 신규회원 가입 인증서를 손에 넣었다. 2011년 9구단 NC가 창단한 이후 2년만이다.

KT는 10구단 창단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먼저 움직였다. 수원시와 손을 잡았고, 경기도에도 손을 뻗쳤다. 순조로울 것 같던 창단절차는 뒤늦게 부영과 전북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치열한 유치전으로 돌변했다. 막판엔 평가위원 21명을 상대로 철통보안 속에 진행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청사진을 미리 펼쳐야 했다.

이 청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면 치밀하고 구체적이다. 우선 2015년 1군 진입에 앞서 수원야구장을 2만5천석 규모로 리모델링하고, 수원시 인근에 2군 구장과 최첨단 숙소를 건립해 선수단을 꾸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건 다음 페이지다. 2015년을 목표로 6개 팀이 참여하는 독립리그를 출범시키고, 수원구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2020년에는 서수원 지역에 4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2024년까지는 우승과 흑자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KT그룹 이석채 회장은 “최선을 다해 야구단을 운영해 국내 현실에서 10구단 체제가 무리라고 말하는 항간의 우려를 씻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덧붙여 “당장 성적보다는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고, 팬들이 기억하는 팀으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야구가 내수용이 아닌 글로벌 산업으로 뻗어갈 수 있도록 수원시 및 경기도와 힘을 합치겠다”며 힘줘 말했다.

우리나라의 야구현실은 녹록치 않다. 최고 인기종목이지만 재무제표는 만성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손익분기점(BEP)에 언제 이를지는 짐작하기도 힘들다. 모기업의 후원금 등 전입금이 야구단을 지탱하는 산소호흡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여기에 KT가 창단하면서 10구단으로 숫자가 늘었다. 2012년에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 명을 넘어섰으니 팀당 500만 정도의 인프라를 유지하는 셈이다. 반면 우리보다 프로야구를 일찍 시작한 미국(인구 3억1300만 명, 30개 구단)과 일본(인구 1억2700만명, 12개 구단)은 팀당 1000만 명 이상의 인프라를 갖췄다. 단순 비교지만 우리나라와 두 배 이상의 차이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꺼내든 독립리그 창설이나 돔구장 건설은 서른 살이 넘은 형님 구단들도 이루지 못한 획기적인 시도다. KT가 막내구단이지만 막강한 자금력과 추진력을 가진 만큼 못할 것이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KT는 부영을 상대로 승리하며 출범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선투자를 선택하며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야구계에 뛰어들어 남아있던 파이를 나눠먹는 게 아닌, 파이 자체를 키우며 다른 구단과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 

KT가 미리 그려놓은 밑그림에 하나씩 색을 덧입히는 과정은 형님 구단들을 하나씩 제쳐나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그것이 현실이 될 때 야구계는 경쟁속에 발전을 이뤄갈 수 있을 것이다.  

우승은 선수단의 목표다. 구단의 목표는 흑자경영이다. 우승을 하고 적자를 내는 구단보다 우승을 못하더라도 흑자를 내는 구단이 필요한 시점에서 KT가 등장한 건 분명 반가운 일이다. KT의 행보를 주시한다.

[사진=수원야구장 전경 ⓒ 수원시 제공]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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