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스포츠부 조용운 기자] 카카와 레알 마드리드의 잘못된 만남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마지막 기억마저 유쾌하지 않은 인연의 끝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언론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레알 마드리드와 AC밀란이 카카 이적건을 놓고 협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밀란의 소식을 전하는 '밀란 채널'도 "카카의 에이전트가 이탈리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카카도 레알 마드리드의 코파 델 레이 경기가 있었던 16일 이탈리아에서 호비뉴(AC밀란)와 식사를 한 것이 알려지며 밀란 복귀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보도를 종합하면 "밀란은 카카의 복귀를 원하고 카카도 밀란으로 돌아가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됐다"고 전해진다. 자신의 높은 연봉이 이적에 걸림돌이 될 것을 아는 카카는 이적을 위해 연봉을 낮추겠다는 자세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와 레알 마드리드의 만남은 처음부터 좋지 않았다. 지난 2009년 천문학적인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지만 밀란 시절 입은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컨디션을 찾지 못한 카카는 예전의 파괴력을 잃었고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 교체 출전하거나 결장하는 일이 잦았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부임한 이후 카카는 더욱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무리뉴는 공개적으로 계획에 카카가 없다는 말을 자주 했고 시즌이 시작되기 전 항상 살생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월 무리뉴는 카카를 만나 45분간 면담을 해 이적을 추진하라는 의사를 전달했고 스페인 슈퍼컵 1차전이 끝난 후에도 "카카는 내 계획에 없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경기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카카는 지난해 말 서서히 경기에 출장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피기도 했다. 친선경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기록했고 브라질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하지만 여전히 교체 자원을 벗어나지 못하던 카카는 지난 13일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없이 오사수나 원정을 치르던 무리뉴는 후반 승부수로 카카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13분 교체로 들어간 카카는 투입 직후 팔꿈치를 사용해 경고를 받더니 후반 31분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이다 경고를 또 받으며 퇴장을 당했다.
18분 만에 경고 2장을 받고 경기장을 떠난 카카는 다음 경기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감독과 구단 수뇌부가 카카의 퇴장을 보고 어떻게 느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건 잠잠하던 카카의 이적설이 구체적으로 나돌기 시작했고 카카와 레알 마드리드의 인연은 머지않아 끝난다는 점이다. 마지막까지 얼굴을 찌푸리는 기억만 남았다.
[사진 ⓒ 아스 홈페이지]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