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중문화부] 안정환이 이탈리아 세리에A 활동 당시 인종차별을 겪은 사연을 전했다.
15일 방송된 KBS '승승장구'에 아내 이혜원과 함께 출연한 안정화은 2000년 이탈리아 세리에A에 한국인 최초로 진출했을 당시 자신에 대한 팀 동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음을 털어 놓았다.
그는 "지금은 한국 축구 위상이 다르지만 당시는 이탈리아 TV에 북한 화면을 많이 보여줬다. 홍수가 나거나 전쟁을 하는 모습이 전해지더라. 그래서 친구들이 '너희는 아직도 전쟁 하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안정환은 처음 세리에A에 진출했을 때의 고생담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왕따나 다름없었다. 축구로 따지면 이탈리아는 최강국이었고 우리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합할 때 패스를 안한다. 자기가 못 넣더라도 무조건 슈팅을 한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혜원은 "혼자 TV를 보다가 억울해서 엉엉 운적도 있다. 남편에게 거친 태클을 해도 심판이 그냥 넘어가는 거다"고 거들었다.
안정환은 "인종 차별도 많이 겪었다. 우리 팀의 주장이 지단에게 박치기를 한 사건으로 유명한 마테라치다. 약간 '꼴통'이었다. 덩치도 큰데 성격은 단순하고 다혈질이다. 주장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구단주도 눈치를 봤다. 어느 날 마테라치가 모든 선수가 다 있는 로커룸에 문을 발로 뻥 차고 들어오더니 '마늘 냄새 난다'고 대 놓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못 알아 들었는데, 통역이 얼굴이 빨개지더라. 통역도 한국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 뒤 안정환은 한동안 한식을 먹지 않고 스파게티와 치즈만 먹었다고 한다.
안정환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축구를 하기 위해서인 것도 있지만, 마테라치 덩치가 워낙 좋아서 일대일로 싸워도 못 이긴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중문화부 enter@xportsnews.com
[사진 ⓒ KBS '승승장구'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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