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신인그룹 스피드의 '슬픈약속'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슬픈약속'은 배우 박보영, 지창욱, 하석진 등이 출연한 대작으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그리고 있다.
'슬픈약속' 뮤직비디오는 약 14분의 긴 분량과 총 7억 5천만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 조성모 '투 헤븐(To Heaven)' 뮤직비디오
1998년, 가수 조성모의 데뷔곡이자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의 시작을 알렸던 '투 헤븐'은 배우 이병헌, 김하늘, 허준호의 출연으로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조성모는 얼굴없는 가수로 데뷔하여 감미로운 목소리로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고, 스케일이 남다른 뮤직비디오로 정상에 올랐다.
'투헤븐'은 형사(허준호)에게 쫓기던 이병헌이 김하늘과의 키스로 위기를 벗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이병헌의 복수로 인해 행복은 깨지고, 결국 김하늘이 죽음을 맞이하며 끝을 맺는다. 당시 영화처럼 탄탄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던 뮤직비디오가 없었기에 '투 헤븐'이 가요계에서 의미하는 바는 크다.
이후 조성모는 배우 김승우와 이병헌, 황수정, 김정은이 출연한 '불멸의 사랑', 이영애, 김석훈, 손지창, 황인영, 구본승이 출연한 '가시나무', 본인인 조성모와 신민아, 신지수, 정준호 등이 열연한 '아시나요'의 뮤직비디오로 '대작 뮤직비디오 가수'라는 명성을 이어갔다.
▲ 임창정 '소주한잔', SG워너비 '느림보'
2003년, 가수이자 배우였던 임창정이 직접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한 작품도 있다. 임창정은 '소주 한 잔'의 뮤직비디오로 노래와 연기 모두를 얻었다.
'소주 한 잔'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임창정의 연기도 단연 돋보인다. '소주 한 잔'은 한 여자와 가벼운 접촉 사고를 시작으로 임창정은 과거 건달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건달로 살아가면서도 또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인물을 연기한 임창정은 마치 그가 실제 건달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2006년 SG워너비 역시 영화보다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를 내놓는다. 그룹 신화의 김동완과 배우 정소영의 열연으로 '느림보'의 뮤직비디오가 완성됐다.
'느림보'는 한 조직 두목이 검사 부인인 정소영을 납치하게 되고, 조직의 일원인 김동완이 그녀를 지키다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그러나 조직의 두목은 사형선고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해 정소영은 몸에 폭탄을 설치한 뒤, 죽음을 기다린다. 김동완은 그녀의 죽음을 막으려다 총에 맞고, 정소영은 김동완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신인 그룹 스피드의 '슬픈약속'은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가 유행하던 예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앞으로도 눈과 귀가 즐거운 '뮤직비디오'의 등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