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지금은 한풀 강세가 꺾였지만, 한 때 오디션 프로그램이 붐이었다.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에도 오디션이 등장한다. 허세만 가득한 삼류 음악 감독 유일한(김래원 분)은 인생 역전을 바라며 오디션에 참여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는데… 과연 두 사람은 과연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오디션 프로그램에 꼭 필요한 건 '사연'이다. 참가자가 가진 사연에 따라 그의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후벼 팔 수도 있고, 매회 보여주는 성장이 더 돋보이게도 만든다. 영광은 그런 부분에서 100점짜리 참가자다. 한국 아빠와 필리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이 작은 소년은 춤과 노래를 배워본 적도 없지만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와 끈기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처음 영광의 짝이 된 지한은 "음모가 있다"며 길길이 날뛴다. 성공을 위해 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사활을 걸었건만 '조선의 왕'을 찾는 뮤지컬 오디션에서 혼혈아가 제자라니. 의욕을 잃은 그는 과정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채 '우승'에만 목표를 두고 화려함만을 쫒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작은 말도 흘리지 않고 밤새도록 노력하는 영광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생각처럼 춤과 노래가 잘 안 될 때 가장 힘들었다"며 고된 훈련이 시간이 떠오른 듯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던 지대한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이 리틀 히어로'를 통해 춤, 노래, 연기 모두 처음 배운 지대한은 다른 배우들 보다 더 먼저, 더 많은 양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는 엉덩이에 피가 날 정도로 와이어를 탔고, 몇 시간 씩 턴 연습을 해야 했다. 작은 소년의 노력은 "자유롭게 저 하늘을" 오디션 무대 위에서 그가 부른 노래의 한 대목처럼 빛났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영광과 달리 김래원이 연기한 유일한은 다문화 가정을 향한 편견을 대표한다. "누가 다문화가정 소년이 정조가 되길 원하냐"며 길길이 날 뛰는 그의 모습에서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인으로 살기 어려운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되짚어볼 수 있다. 때문의 일한이 보여줄 변화와 성장이 중요하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비춘 김래원은 허세 가득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손목시계에 담긴 애절한 사연을 지닌 유일한을 잘 소화해 냈다.
뮤지컬 스타 탄생을 가리는 오디션을 담은 영화답게 뮤지컬 부분에도 힘을 들였다. 영광과 경쟁하는 아역 배우들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출연해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던 정진호, 박준형, 김범준, 이성훈 등 어린 배우들이 합세해 화려한 영상을 담았다. 극 후반부가 다소 허술하게 흘러가는 면이 아쉽지만 충분히 추운 겨울 훈훈한 감동을 전할 영화다. 9일 개봉.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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