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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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쯔 아날로그, 마음으로 희망을 노래하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3.01.03 15:45 / 기사수정 2013.01.03 15:45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헤르쯔 아날로그(Herz Analog, 본명 허성준). 독일어로 심장을 뜻하는 단어 '헤르쯔(Herz)'에 '아날로그(Analog)'라는 단어를 더해 '아날로그 감성을 지닌 심장'이라는 의미를 담아냈다.

심장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고 활동명을 지었을 만큼, 헤르쯔 아날로그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타이틀곡 '오랜만이다' 속에서 들려오던 묵직하고 낮은 음성만큼이나 목소리 자체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던 헤르쯔 아날로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정규 1집 앨범, 노래 자체에 집중하게 만들고 싶었다

헤르쯔 아날로그는 지난 11월 정규 1집 앨범 'Herz Analog'를 발매했다.

이전에 발매된 EP앨범 'Prelude'의 연장선상으로 제작된 이번 앨범은 소박해보이면서도 정감 가는 크라프트지로 만들어진 표지 안에 손글씨로 적은 노래 가사들이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또 CD를 묶고 있는 검은색 끈은 소속사 식구들의 '가내 수공업'으로 이뤄지면서 정성을 담아내 소장 가치를 더했다.

"아무래도 정규 1집 앨범이라 예전에 EP앨범이나 싱글 앨범을 냈을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에요. 활동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기쁘기도, 설레기도 하고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1년 반 정도 머무르며 작곡 공부를 했던 그는 본인의 색이 담긴 음악을 하고 싶어 직접 포트폴리오를 들고 현 소속사인 파스텔 뮤직을 찾았고, 지금에 이르게 됐다.

앨범 제목으로도 사용된 'Herz Analog'라는 이름은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을 만큼 강하게 뇌리에 남는다.

"그냥 본명을 사용할까도 했지만, 저에 대해 새로 규정지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비록 듣기에 우울한 곡이라고 하더라도, 들으면서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거기에 맞는 이름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심장'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죠. 그런데 '심장'이라는 발음이 너무 격한 느낌이 있어서 다른 나라의 언어를 찾아보다가 '헤르쯔'라는 말을 찾았고 지금의 이름을 만들게 된 거에요"

타이틀곡 '오랜만이다'에서는 성악을 전공한 헤르쯔 아날로그의 중저음 목소리가 특히 눈에 띈다. 악기의 사용을 최소화해서 목소리에 더 집중하게 만들려는 그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최대한 화려하게 꽉꽉 채워진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최근 들어 가사를 쓰기 시작했는데, 직접 가사를 붙이다보니 가사가 좀 더 잘 들렸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최소한의 필요한 악기들만 가지고 작업했죠"

그는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노래를 듣는 이들에게 진심이 전달되길 바라고 있었고, 실제로도 작업 할 때 기타 연주와 보컬을 편집 없이 동시녹음으로 진행하는 등 자연스러운 흐름을 추구해오고 있다.

"노래를 듣는 데 악기가 방해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약간의 빈틈도 보이고, 여백도 있어야 듣는 사람들도 좀 더 진심으로 들어주지 않을까요? 요즘에는 보컬 보정도 잘 되는데 목소리까지 너무 보정이 돼 버리면 와 닿지 않을 것 같아요"

앨범에는 '오랜만이다'를 비롯해 열 세곡의 연주곡들과 노래가 차례로 실려 있다. 특히 '김치찌개', '녹차우유곽' 등 일상 속의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잡아낸 제목들이 눈에 띈다. 실제로도 가사를 쓰고 제목을 붙일 때 특별한 생각을 했던 것인지 궁금했다.

"오히려 반대인 것 같아요. 다른 가사들을 보면 멋지고 예쁘게 표현을 많이 하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녹차우유곽' 같은 경우에는 그냥 '선물'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을 구체화시켰어요. 그런 점들을 특이하게 봐 주시는 것 같아요"



'어떤 색깔'로 굳어지고 싶지는 않아…자연스럽게 가고 싶어

음악 선생님인 어머니를 통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해 오며 대학생 때까지 성악을 공부한 헤르쯔 아날로그는 대학 생활 틈틈이 아르바이트로 영상 음악을 만들면서 곡을 만드는 법을 익혔나갔다.

어렸을 때부터 녹음기를 들고 다니면서 소리들을 모으고 녹음하는 것을 즐겼던 그는 곡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사운드 디자인'이라는 세계를 접하게 됐고, 여러 소리들을 악기처럼 이용할 줄 알게 됐다.

"사실은 곡을 쓰면서도 노래는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싶었어요. EP앨범도 실제 그렇게 작업했었고요. 그런데 회사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좋아해주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용기를 내서 시도하게 됐습니다"

그의 이번 정규 앨범에는 파스텔 뮤직의 신예 소수빈이 '꿈인 걸 알지만'에, 최서경이 지난 EP앨범 수록곡 '내겐 그녀만 있으면 돼요'의 답가로 알려진 '내겐 그대만 있으면 돼요', 루시아가 '녹차우유곽'에 참여해 발랄한 매력을 뽐냈다. 또 데이브레이크의 기타리스트 정유종은 앨범 수록곡 중 세 곡의 세션에 참여하면서 앨범의 완성도에 기여했다.

CD 속에서는 크레디트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도 있다. CD에서 히든 트랙의 힌트를 찾아 헤르쯔 아날로그의 홈페이지에서 트랙의 숫자를 차례로 입력하면 숨겨져 있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그는 "CD를 사 주시는 분들이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히든트랙 찾기를 해보고 나니 더 재미있는 것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음 앨범부터는 본격적으로 한 번 시도해볼까 해요.(웃음)"

성악도에서 대중음악을 만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한 헤르쯔 아날로그에게 본인만의 색깔을 정의해달라고 묻자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대답을 내놓는다.

"요즘은 자기 캐릭터를 만드는 게 중요한 시대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제가 무엇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제 할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대중이 알아서 색깔을 찾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굳이 어떤 색깔로 정해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중에게 '따뜻한 음악을 하려고 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 작년과 올해,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헤르쯔 아날로그의 마음속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 있을까.

"2012년은 앨범이 두 장 나왔기 때문에, 그래도 뭔가 한 게 있구나 싶어요.(웃음) 음반 작업을 진행해 오면서 갈피를 잘 잡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렇게 결과물이 나왔다는 게 뿌듯한 해로 기억될 것 같네요. 2013년은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평소 걱정이 많은 편인데, 미리 걱정도 했으니 딱히 힘들 일도 없지 않을까요? 내년도 즐겁게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게 돼버린 헤르쯔 아날로그, 그래서 음악은 곧 '자기 자신'이라고 정의 내렸던 그가 앞으로 펼쳐 보일 음악 세계가 유난히 기대되는 2013년이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파스텔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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