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2012년, 리얼 버라이어티 강세가 한 풀 꺾이고, 진솔함과 진정성을 무기로 앞세운 토크쇼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중심에 '힐링캠프'가 있었다.
2011년 7월 첫 방송된 SBS '힐링캠프'는 '월요일 밤의 판도를 뒤 바꿀 색다른 토크쇼'라고 자신 있게 내 걸은 문구처럼 MBC '놀러와'를 누르고 'KBS '안녕하세요'와 엎치락뒤치락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주고받으며 활약했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들이 전체적으로 시청률이 떨어진 올해, '힐링캠프'는 숫자가 보여준 결과 그 이상의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섭외'의 힘
'힐링캠프'의 2012년 활약은 돋보였다. 올해 첫 게스트는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 위원장이었다. 또 바로 다음 주는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여름께는 안철수 교수까지 출연해 제 18대 대선 중심에 서 있던 3인이 모두 '힐링캠프'를 거쳐 갔다. 정치인까지 두려움 없이 섭외한 이 프로그램은 신선한 재미와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힐링캠프'의 섭외력은 정치계에만 뻗친 것이 아니었다. 고소영, 김희선, 싸이, 양현석, 기성용, 이승엽 등 예능에서 모습을 보기 어려운 톱스타들과 한 해 각계를 뒤 흔들었던 인물들이 출연해 진솔한 매력을 뽐냈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힐링캠프' 다녀간 정치계 인사들
2012년 '힐링캠프'의 첫 손님은 박근혜 당선인 당시 비대 위원장이었다. 그는 12살부터 시작된 청와대 생활을 털어놓는가 하면, 부모님 흉탄에 임종도 못 지킨 슬픔을 고백했다. 또 코끼리 개그를 선보이는 등 숨겨둔 예능감을 발휘해 인간미를 뽐냈다.
1월 9일 방송에 출연한 문재인은 학창시절 부조리한 현실에 반항해 정학을 받았던 사연, 명품 복근을 지녔던 특전사 시절의 모습과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 등을 전했다. 7월에는 안철수 교수도 출연했다. 대권 진출 선언 전에 방송된 '힐링캠프'에서 그는 "대선 출마는 엄중한 문제이기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국민들의 현재에 대한 불만을 변화로써 나타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싶다"라며 정치에 대한 자신의 시선을 밝히기도 했다.
운동 선수 맞아? 이승엽, 이동국, 기성용, 정대세
2012년엔 '런던 올림픽'이 열렸다. '힐링캠프'는 런던으로 날아가 우리 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응원하는 특집 '런던캠프'로 변신해 생생한 올림픽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 2관왕의 영광을 안았던 사격 진종오 선수와 양궁의 공개커플 오진혁, 기보배 선수, 유도의 김재범, 조준호, 송대남 선수가 출연해 운동하면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과 도전기를 털어놨다.
또 8월 20일 방송에는 한국의 제라드 기성용 선수가 출연해 런던올림픽 영국전에서 마지막 승부차기 선수로 지명됐을 당시의 심정을 전하는가 하면, 한일전 후 열린 홍명보호 자툭파티의 뒷이야기를 전하며 신세대 스타다운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12월에는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라이온 킹' 이승엽이 출연해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일본에 진출해 겪었던 어려움 등을 전했다. 또 그는 화제를 모았던 미모의 아내 이송정씨와 함께 출연해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를 밝히며 10년 동안 내조해준 아내를 위해 세레나데를 열창했다. 색다른 매력으로 대중에게 다가왔다.
톱스타들의 귀환…타블로, 고소영, 싸이, 양현석, 조혜련
2012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가수 싸이를 비롯해 김희선, 고소영, 양현석, 박진영, 타블로, 박시후, 하정우 등 많은 톱스타들이 출연해 '힐링캠프'를 빛냈다.
특히 '타진요' 사건 이후 토크쇼 출연에 나선 타블로는 2년 6개월 동안 이어진 분쟁에 생활고를 겪었던 사연 털어놨다. 이어 2011년 '타진요' 법정 재판이 시작된 날에 갑작스레 쇼크로 쓰러지신, 결국 올 3월에 보내드려야 했던 아버지 사연을 털어 놓으며 눈시울을 붉혀 시청자들도 눈물짓게 했다.
갑작스런 이혼 발표 후 2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조혜련 역시 '힐링캠프'를 통해 방송 중단 후 돌연 중국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과 전 남편에게 전하는 "미안합니다"라는 짧지만 코 끝 찡하게 만드는 메시지까지 솔직하게 전했다.
'힐링'의 힘
올해 유행처럼 많이 사용 된 말 중 하나는 '힐링'이다. 이는 '힐링캠프'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토크쇼는 '힐링(Healing)'이라는 콘셉트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게스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풀어나갈 수 있게 돕는다. '힐링캠프'에는 특별한 포맷이 없다. 매주 그 게스트에 맞춰, 매주 다른 곳에서 출연자의 시시콜콜 작은 얘기부터, 눈물이 담긴 이야기까지 들려준다.
'돌직구'도 까칠하지 않고 편안하게 날릴 수 있는 것 역시 '힐링캠프'의 힘인데, 이는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세 MC가 만들어낸 조화로 가능했다. 까칠해 보이지만, 게스트의 활약에 누구보다 큰 리액션과 호탕한 웃음으로 반응하는 이경규와 조근 조근 제 몫은 다 해내는 사람 냄새나는 김제동, 돌직구도 애교 있게 던질 줄 아는 센스 넘치는 한혜진까지. 세 MC가 있었기에 '힐링캠프'를 다녀간 게스트들이 힐링할 수 있었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본 시청자들 역시 공감할 수 있었다.
각계 인사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한 발자국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운 '힐링캠프'. 2013년에도 '섭외의 힘'을 발휘하며 많은 사람들의 솔직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들려주길 소망해 본다.
한편 2012년 SBS 예능을 총 정리하는 연예대상이 몇일 앞으로 다가왔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경규가 KBS와 MBC에서는 대상을 총 6차례(MBC 6회, KBS 1회) 수상했음에도 SBS에서 수상 경력이 없다는 것이다. 과연 이경규는 2012년 '힐링캠프'를 통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까. SBS 옌예대상은 30일 오후 8시 45분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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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