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의 ‘꽃사슴’ 오선진에게 2012년은 아주 특별한 한 해였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것은 물론 팀의 주전 3루수로 도약했다. 생애 처음으로 100개 이상의 안타(105개)를 기록했다. 수려한 외모로 더 주목받았던 ‘꽃사슴’은 이제 ‘선진 야구’를 펼치는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오선진은 올 시즌 110경기에 나서 타율 2할 6푼 3리 3홈런 41타점 14도루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 3할로 찬스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101경기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887⅔이닝을 소화했다. 6개의 실책은 다소 아쉬웠지만 풀타임 첫 해 성적치곤 합격점을 줄 만하다.
생애 첫 태극마크도 달았다. 오선진은 지난 8일부터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대표로 선발됐다. 오선진에게는 값진 경험이었다. 오선진은 “개인적으로 많이 도움됐다. 다른 선수들이 어떻게 하는지도 볼 수 있었고, 대학 감독님들의 스타일도 파악할 수 있었다. 많이 배웠다”고 돌아봤다.
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오선진은 “이번을 계기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도 준비하겠다”며 “정말 잘해야 하기 때문에 2013년은 정말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욕심보다는 내년에도 활약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오선진은 풀타임 첫 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자신감과 여유도 생겼다. 그는 “내년 시즌에도 자신 있다”며 “중반부터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율이 내려갔다. 하지만 그만큼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배웠다. 백업 시절보다 야구를 조금 더 편하고 여유있게 할 수 있었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올 시즌 활약에는 오선진의 끊임없는 노력도 한 몫 했다. 오선진은 시즌 중반부터 한화의 대전 홈경기가 끝나면 늦게까지 경기장에 남아 방망이를 돌렸다. 스스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잘 안 됐던 부분을 복기하면서 야간훈련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반성도 잊지 않았다. 오선진은 올 시즌 중반부터 붙박이 1번 타자로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하위타순이 더 편하단다. “볼넷 고르고 나가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오선진은 올해 25개의 볼넷을 고르는 동안 삼진 65개를 당했다. “비슷하게 오는 공을 다 치려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참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적극적인 자세는 돋보였다. 초구 공략을 즐겼다. 오선진의 초구 타율은 3할 3푼 3리(45타수 15안타). 특히 올 시즌 3개의 홈런은 모두 초구 공략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반면 볼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는 타율 2할 1푼 6리로 부진했다. “볼넷을 골라 나가는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오선진의 내년 시즌 목표는 생각보다 소박하다. “다치지 않고 스프링캠프부터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항상 뭔가 해보려고 하면 다치는 경우가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올해도 시즌 시작 전 발목 부상을 당해 중반부터 팀에 합류했지만 이후에는 문제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오선진 스스로도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한 것이 올해 가장 큰 수확이다"고 웃어보였다.
내년 시즌은 오선진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다. 올 시즌 활약이 '반짝'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한 야구인은 "한해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가 2~3년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다면 그것이 평균이 된다"는 말을 남겼다. 꾸준함을 이어가는 것도 오선진에게 주어진 과제다. 그의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오선진 ⓒ 엑스포츠뉴스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