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준학 기자] 4년이 걸렸다. 영화 '26년(감독 조근현/제작 영화사 청어람/배급 인벤트 디)'이 드디어 첫 모습을 드러냈다.
만화가 강풀의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26년'의 언론시사회가 22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진구, 한혜진, 배수빈, 임슬옹, 이경영, 장광과 연출을 맡은 조근현 감독이 참석했다.
앞서 '29년'이란 이름으로 첫 제작을 시도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수 차례 제작이 무산됐던 '26년'은 대중으로부터 투자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제작두레)을 도입했다. 지난 6월 25일부터 10월 20일까지 총 4개월 간 진행된 '26 년'의 크라우드 펀딩에는 1만 5천여명이 참여해 7억여원의 제작비가 모였다. 이렇게 모인 제작비와 투자금으로 '26년'은 완성됐다.
'26년'은 1980년 5월에 일어난 5.18 민주화운동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국가대표 사격선수 심미진(한혜진 분), 조직폭력배 곽진배(진구 분), 현직 경찰 권정혁(임슬옹 분), 대기업 총수 김갑세(이경영 분), 사설 경호업체 실장 김주안(배수빈 분)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장광 분)'을 단죄하기 위해 펼치는 액션 복수극이다.
무엇보다 '26년'은 실존 인물에게 복수를 한다는 파격적인 소재와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이러한 진지함을 배우들의 심경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진구는 "원래 기자간담회나 제작발표회를 하면 장난을 많이 쳤는데, 방금 영화를 처음 보고 나서 굉장히 먹먹하다. 옆에 계신 감독님이나 동료배우들이 다르게 보이고 존경을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혜진 역시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가슴이 너무 아파서 아직도 먹먹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배수빈은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를 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으며, 임슬옹 역시 "마음이 가라앉고 먹먹해진다"고 말했다.
극중 이 젊은 네 캐릭터를 아우르는 작전 설계자 역할의 이경영은 "젊은 세대 배우 네 명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후배 연기자들을 격려했다.
모두의 표적이 되는 '그 사람' 역을 맡은 장광은 "'광해'에서 조금 벗어나는가 했더니 '도가니'에 이어 또다시 지탄 받을 역할을 받았다"며 무거워진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 이어 장광은 "영화를 보고 나서 저도 그 아픔을 느끼면서 몇 군데서 울었다. 그 아픔이 제 가슴 속에 깊이 남았다. 또 고개를 숙여야될 것 같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미술감독 출신으로 '26년'을 통해 첫 연출에 도전한 조근현 감독은 대선 전에 개봉되는 것에 대해 "제가 특별히 정치적으로 성향이 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 영화가 대선을 앞두고 어떤 식으로든 좋은 의미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영화를 시작할 때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처음 청어람 최용배 대표에게 연출을 해보겠냐고 제안을 받았을 때 굉장히 주저했다. 하지만 최 대표의 '이 사회가 잘못된 것을 이야기할 수 조차 없는 것이라면 건강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말에 연출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
[사진 = 이경영, 조근현 감독, 장광, 한혜진, 진구, 배수빈, 임슬옹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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