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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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V] '김연경 사태' 종착역에서 챙겨야할 짐들은?

기사입력 2012.10.23 18:0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경(24)이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받기위해 온 여정인 가시밭길이었다.

김연경은 한국여자배구가 36년 만에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룩할 수 있도록 공헌한 일등공신이다. 4위 팀 선수에게 이례적으로 최우수선수(MVP)상이 주어졌고 국민적인 스타로 부각됐다. '여자배구의 메시'란 명칭까지 주어지면서 김연경의 해외리그 진출은 당연시하게 여겨졌다.

김연경의 해외리그 진출에 발을 묶은 것은 국내 규정이었다. 6시즌동안 국내리그에서 뛰어야한다는 흥국생명의 주장을 놓고 5개월 간 팽팽히 맞서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여자배구에 크게 공헌한 선수에게 혜택을 줘야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한편에서는 "스타플레이어이기 때문에 국내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견 차이를 국내를 넘어 국제배구연맹(FIVB)의 손에 넘어갔다. FIVB는 '김연경은 흥국생명 소속'이라는 결론을 내리며 흥국생명의 손을 들어줬다. 김연경 측은 "다른 용도로 쓰지 않도록 약속한 합의서를 FIVB에 보냈다. 약속을 어겼다"라며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이 문제는 국회로까지 이어졌다.

노웅래·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김연경을 도와주겠다고 나섰고 지난 19일에는 국정 감사까지 올라갔다. 국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연경은 "나는 배구선수이기 때문에 코트 안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마지막으로 간절히 부탁드린다. 제가 코트에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연경은 지난 7월 에이전트인 인스포코리아와 해외 이적에 나섰다. 터키 페네르바체와 2년 계약(총 30억)을 체결했지만 흥국생명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김연경은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흥국생명 소속으로 다시 임대계약을 체결하면 해외리그에서 뛸 수 있었다. 그러나 김연경이 원한 것은 임대 신분이 아닌 '자유계약선수(FA)'였다. 국내에서 4시즌을 소화한 그는 일본에서 2시즌 터키에서 1시즌을 뛰었다. 총 7년 동안 흥국생명 소속으로 뛴 셈이다. 자유를 외치며 흥국생명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지만 남은 2시즌을 국내에서 소화해야만 하는 국내 규정에 걸렸다.

이 문제에 대해 FIVB에 유권해석을 요청했지만 9월에 작성한 합의서로 결정이 내려졌다. 김연경 측은 이 문제를 거론하며 국회에까지 선처했다. 22일 문화관광문화부 소회실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대한체육회, 대한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KOVO) 등 4개 관련 단체가 모여 이번 사건에 대한 결정안을 내렸다.

이 결정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김연경의 해외진출에 동의하며 올 시즌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한다. ▲ 현 규정 상 김연경은 흥국생명 소속인 점을 감안해 3개월 이내에 해외 진출과 관련한 임대계약을 마무리한다 ▲ 한국배구연맹(KOVO)은 해외 진출과 관련한 현행 규정을 다른 스포츠 종목 및 해외 규정 등을 고려해 개정을 추진한다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할 사안은 김연경이 임대계약을 새롭게 체결하는 점이다. 만약 김연경이 임대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차기 시즌부터 ITC가 발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 사태가 종착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임대계약이 3개월 안에 체결돼야 한다. 기존에 맺었던 계약 대신 흥국생명 소속으로 새롭게 임대계약을 맺어야 한다. KOVO의 현행 규정 개정도 종착역에서 찾아야할 짐이다.

거침없이 달리던 기차가 종착역을 잃는 최악의 순간은 모면했다. 남은 것은 도착지에서 빠트리지 말아야할 짐들이다. 김연경의 임대 계약 여부와 KOVO의 규정 개정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 김연경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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