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의 지휘봉을 잡은 이토 쓰토무 감독(전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이 집단경쟁체제를 선언했다.
이토 감독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지바 롯데의 홈구장인 QVC마린필드에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 지난 18일 기자회견 이후 4일 만에 선수단과 만난 것.
이날 상견례는 엄격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회색 정장 차림으로 경기장에 나타난 이토 감독은 먼저 야부타, 이구치, 사부로, 사토자키 등 베테랑을 따로 감독실로 불러 "나는 지는 것이 너무 싫다. 열심히 하는 선수를 우선적으로 기용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팀의 베테랑이라도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지바 롯데는 바비 발렌타인, 니시무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에는 경험이 중시됐다. 이토 감독은 달랐다. 투수 와타나베 슌스케는 "알기 쉽게 말씀하셨다. 자신이 할 일은 명확하다"고 했다. 후쿠우라 역시 "엄격해지는 것은 틀림없다"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마지막으로 올해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드러낸 이토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내년 이맘때(10월)까지 유니폼을 입고 야구하자"며 "일본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길 바란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올 시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서 수석코치와 타격코치를 겸했던 이토 감독은 지난 18일 일본 지바의 한 호텔에서 입단 회견을 했다. 그는 입단 기자회견서도 "주전 포수 사토자키를 위협하는 제2의 포수를 키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981년 드래프트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해 22년간 선수로 뛰면서 얻은 경험을 그대로 전수하겠다는 것이다.
현역에서 은퇴(2003)한 지 1년 만인 2004년 세이부 라이온즈 감독으로 취임한 이토 감독은 1년 만에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또한 호소카와(현 소프트뱅크)를 리그 정상급 포수로 키워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그는 포수 육성에 힘썼다. 두산 포수 최재훈이 좋은 예다. 경기 전 훈련에서 최재훈은 항상 이토 코치와 함께 움직였다. 최재훈은 두산에서 양의지에 이은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는 항상 이토, 고마키 유이치 코치와 함께 혹독한 훈련을 소화했다. 그만큼 이토 감독은 포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다.
이토 감독은 취임 첫 해부터 결과를 남기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그는 "승부의 세계이기 때문에 이번에 결과를 내지 않으면 다년 계약에 응할 수 없다"며 "나는 선수, 감독으로 8차례나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반드시 일본 최고의 팀을 만들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62승 15무 67패로 퍼시픽리그 5위에 그쳤던 지바 롯데가 내년 시즌에는 '이기는 야구'를 선보일지 궁금하다.
[사진=이토 쓰토무 감독 ⓒ 두산 베어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