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테헤란, 태극전사에 승리를 허락하지 않는 땅이다. 이번에도 상대의 말처럼 아자디 스타디움은 한국에겐 지옥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후반 30분 자바드 네쿠남(에스테그랄)에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2승 1무 1패(승점 7)를 기록한 한국은 이란과 같은 승점을 기록했지만 골 득실(한국+5, 이란+1)에서 앞서 조 1위는 유지했다.
국과 이란의 입장은 현저하게 달랐다. 최강희 감독은 고지대의 어려움과 상대 텃새에도 오랜기간 이어져 온 테헤란 징크스를 깨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반면 이란의 네쿠남은 "한국은 이란을 이길 수 없다. 이번에도 한국은 지옥을 맛볼 것이다"고 징크스를 강조했다.
네쿠남의 지옥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이란 원정에 나서는 한국을 향해 네쿠남은 "이란은 한국의 지옥 원정이 될 것이다"고 말하고 1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네쿠남의 재차 시도된 도발까지 더해졌기에 더욱 승리를 갈망했던 한국은 일찌감치 적지로 떠나 고지대 적응에 들어갔고 해외파들의 최근 컨디션도 좋아 징크스를 깰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경기에서도 좋게 반영된 한국은 이란을 맞아 김신욱(울산)의 높이를 활용해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잡으며 선전했고 후반 9분에는 마수드 쇼자에이(오사수나)의 경고누적 퇴장까지 겹치면서 유리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한국은 10명이 뛰는 이란의 숨통을 끊을 한 방이 없었다. 수적 우세에 놓이고도 여전히 긴패스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만 반복한 한국은 오히려 이란 수비에 고전했고 세트플레이 수비서 네쿠남을 놓치면서 패하고 말았다.
지난 1974년 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 이란 원정에 나섰던 한국은 이날 패배로 원정 무승 기록을 5경기(2무3패)로 늘리며 38년간 이기지 못하는 한을 계속 이어갔다. 끝내 한국은 네쿠남의 지옥 발언에 지속적으로 힘만 실어주는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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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