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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129구' 류현진 "ML 125승? 제가 해야죠"

기사입력 2012.10.04 23:54 / 기사수정 2012.10.05 01:3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2012년 10월 4일은 한화 이글스 류현진에게 잊지 못할 날이 될 전망이다.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의 7년 연속 10승, 6년 만의 한 시즌 200탈삼진에 도전했다. 시즌 10승 달성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는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류현진은 4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서 데뷔 후 최다인 10이닝을 책임지며 4피안타 12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호투를 펼치고도 시즌 10승에 실패했다. 타선 침묵과 단 1개의 실투가 두고두고 뼈아팠다. 류현진도 "맞는 순간 실투라고 느꼈다. 파울이 되나 싶었는데 안 도와주더라"며 아쉬워했다.

이날도 류현진의 투구를 보기 위해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 스카우터들이 자리했다. 그들 앞에서 류현진은 강정호에게 홈런을 허용한 실투 1개를 제외하면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연장 10회초 1사 2, 3루의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은 '보너스'였다. 탈삼진 능력, 직구와 변화구의 배합, 과감한 승부에 위기탈출 능력까지 그야말로 '종합 선물세트'였다. ML 스카우터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했다.

류현진도 ML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소감을 밝혔다. 특히 ML 진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의 눈이 반짝거렸다. 류현진은 "일단 가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다"며 "특히 어린 나이니까 더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최고의 선수들과 싸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미 17년 간 ML을 경험한 선배 박찬호는 류현진에게 "영어를 빨리 배우라"고 조언했다. 일본 무대를 경험한 김태균도 이치로 스즈키(뉴욕 양키스) 등을 예로 들며 "공부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류현진은 "이제 배워야 한다"며 웃는다. 특히 박찬호가 "류현진이 빨리 미국에 가서 일본 선수들보다 먼저 125승 했으면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내가 해야 한다"며 웃어 보였다. ML 아시아인 최다승은 박찬호가 기록한 124승이다. 

만약 구단에서 1년 더 뛰기를 바란다면 "구단에서 안 보내준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 않냐"며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프로 7년 차인 류현진은 올 시즌이 후 구단의 허락이 떨어지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산 괴물'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ML 진출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류현진은 "돌아와서 꼭 100승 할 것"이라는 각오를 내비친 뒤 "99승으로 끝냈어야 하는데 조금 아쉽다"고도 했다. 이날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류현진은 통산 98승으로 올 시즌을 마쳤다. 자신의 등번호가 99번이기에 99승으로 올 시즌을 마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바로 한 시즌 200탈삼진을 넘어 210탈삼진을 기록한 것. 이로써 류현진은 개인 통산 1238탈삼진으로 김상진(전 OB, 현 SK 투수코치)을 밀어내고 이 부문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통산 탈삼진 부문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현역 선수는 류현진과 박명환(LG, 5위) 둘뿐이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세운 기록이기에 더 의미가 크다.

ML 진출에 대한 류현진의 강한 의지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조만간 선임될 새 감독과 구단의 결정에 달렸다. 류현진은 이미 국내에서 보여줄 것은 모두 보여줬다. 이제 세계적인 무대에서 진정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류현진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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