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캐나다 쇼트트랙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올리비에 장(28, 이하 올리비에)이 스케이트 훼손(sabotage)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대표팀 전재수(43) 감독이 한국계 선수인 사이먼 조에게 '올리비에 장의 스케이트를 훼손하라고 지시했다'는 미국대표팀 선수들의 주장에 대한 반응이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지에 따르면 20일(이하 한국시각) 13명의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미국중재위원회(AAA)에 보낸 진정서를 입수했다. 이들은 27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서 열리는 월드컵대표선발전 이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8일 AAA에 중재를 요청한 것이다. 진정서를 낸 선수들은 전 감독이 한국계 선수 사이먼 조에게 올리비에의 스케이트를 훼손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 트리뷴 지는 20일 '스피드 스케이팅 캐나다' 신문을 인용, 올리비에 장의 인터뷰 내용도 함께 보도했다. 올리비에는 "2011 세계 쇼트트랙 팀 선수권 대회에서 누군가 내 스케이트에 손을 댄 것으로 의심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캐나다는 폴란드 바르샤바서 열린 세계 쇼트트랙 팀 선수권대회 5000m 계주에 올리비에가 출전하지 못해 세 명으로 레이스에 나서야 했고, 결국 최하위인 4위에 그친 바 있다.
올리비에는 대회 피날레를 장식하는 5000m 계주 결승 직전에서야 자신의 스케이트가 훼손됐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5000m 계주 성적에 따라 우리의 팀 선수권 우승이 결정되는 상황이었다"며 "1바퀴를 돌고 난 뒤 더 이상 경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 한쪽 스케이트 날이 부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서 캐나다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어낸 주인공이다.
그는 2006~2007시즌 전재수 감독이 캐나다대표팀 코치로 부임하면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당시 올리비에는 "난 항상 전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그의 공이 컸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난 그와 함께 운동하는 것을 즐겼다"고 밝힌 바 있다. 전 감독은 2007년 미국대표팀의 감독이 됐다. 그는 지금 2014년 소치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올리비에 장은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며 "2년 전 일어난 일에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전 감독은 최근 대표팀 선수를 학대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황이다. 하지만 여자대표팀의 라나 게링과 제시카 스미스가 지난 19일 "전 감독이 선수를 학대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상대팀 선수의 스케이트에 고의적으로 손상을 입혔다는 점에서 사안이 다르다. 게다가 당사자인 사이먼 조가 사건 이후 팀 동료에게 "(스케이트 훼손 사건은) 어두운 비밀이다. 크게 후회하고 있다"는 쪽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이먼 조와 전 감독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전 감독은 21일 현재 직무 정지 상태이며 여준형 코치가 임시 감독을 맡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