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7 ⓒ tvN
[엑스포츠뉴스=이준학 기자] '응답하라 1997', '막돼먹은 영애씨', '노란복수초' 등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tvN은 히트 드라마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케드(케이블드라마)'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18일 종영하는 16부작 주간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tvN 드라마의 정점을 찍고 있다. 199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복고 감성을 건드리고 있는 이 작품은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면서 '응답하라 신드롬'으로 번진 상태다.
한때 케이블 드라마는 '시청률 1%만 넘어도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 tvN 드라마들은 3%를 넘어 5%선도 넘어서고 있다. '응답하라 1997'의 경우 최고 시청률 5.52%(TNmS/9월 11일/케이블가입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위협하기도 했다.
케이블채널 최초의 일일극이었던 '노란복수초'는 케이블의 아침드라마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애초 100부작으로 기획됐던 '노란복수초'는 예상을 넘는 인기를 얻으면서 8회 연장된 108회로 종영했다. 최고 시청률 역시 6%까지 근접하며 '(아)줌마팬'뿐만 아니라 20대 여성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30(20-30대) 여성들의 사랑, 심리, 직장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는 지난 8월 31일 시즌10을 마무리하고 시즌11 제작을 확정했다. 평균 시청률이 1%를 넘어서며 지난 2007년 첫 방송이후 국내 최다 '시즌 드라마'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노란복수초, 막돼먹은 영애씨10 ⓒ tvN
시청자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시즌제로 제작되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처럼, 지난해 방송된 '로맨스가 필요해'는 사실적인 묘사와 공감할 수 있는 대사로 2030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여세를 몰아 지난 5월부터 방송돼 8월에 종영한 '로맨스가 필요해 2012' 역시 최고 시청률 2.87%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아래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처럼 tvN 드라마가 '케드'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형성돼 가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tvN의 모회사인 CJ E&M의 과감한 투자를 들 수 있다. tvN 외에도 엠넷, OCN 등 '케이블 왕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수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CJ E&M은 지난해 280억의 제작비를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그 3배가 넘는 870억원을 투입해 지상파와 종편채널에 맞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 나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로맨스가 필요해'와 '꽃미남 라면가게'로 존재감을 알렸던 tvN이 올해는 '닥치고 꽃미남밴드', '일년에 열두남자', '결혼의 꼼수', '인현왕후의 남자', '응답하라 1997', '제3병원' 등을 편성하며 지상파 드라마 팬들을 tvN으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tvN 최무송 홍보담당자는 "tvN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로맨스가 필요해' 처럼 특정 연령대를 겨냥한 콘텐츠에서부터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작품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를 뿐 아니라 직설적이고 사실적으로 스토리를 풀어가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면서 "'응답하라 1997'의 경우 예능 PD와 예능 작가가 만나 90년대 복고 신드롬을 일으켰는데. 이처럼 기존 방송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과감하게 했던 것이 먹혀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드라마 방송 시간대를 밤 11시로 편성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지상파 드라마의 경우 주요 시간대인 밤 10시에는 KBS, SBS, MBC 3사가 월화극과 수목극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하지만 tvN은 이 '전쟁같은 시간대'를 피해 이들 프로그램이 끝나는 밤 11시에 드라마를 배치함으로써 tvN만의 '새로운 프라임타임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드라마를 즐기는 시청자들은 지상파 드라마가 끝나가는 밤 11시 tvN 드라마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tvN 드라마는 지상파에서 다루지 않았던 소재의 발굴, 특정 연령대 시청자층을 겨냥한 타깃형 콘텐츠, 현실에 밀착한 사실적 스토리 전개, 기존 드라마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로 '케드' 붐을 이끌고 있다. '응답하라 1997'로 정점을 찍은 tvN 드라마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