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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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와이드 발리볼] 美 맥커천이 보여준 '배구 영웅'의 조건

기사입력 2012.08.29 10:25 / 기사수정 2012.09.20 04:36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최근 2번의 올림픽에서 미국 남녀배구대표팀을 맡아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던 휴즈 맥커천 감독이 팀을 떠난다.

해외배구 전문사이트인 '발리컨트리닷컴'은 25일 맥커첸이 미국여자대표팀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맥커천은 향후 미네소타 여자 배구팀을 지도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2008 베이징올림픽서 미국 남자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끈 맥커천은 여자대표팀도 세계 정상에 올려놓기 위해 애썼지만 끝내 꿈을 이루진 못했다. 하지만 맥커첸이 미국 배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데 이견은 없다. 

뉴질랜드 출신인 맥커천은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브라질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미국 남자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 금메달은 맥커천에게 매우 값진 메달이었다. 대회 초반 여행차 베이징을 찾았던 그의 장인이 중국인의 흉기에 찔려 세상을 떠났기 때문.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었지만 그는 불상사를 딛고 일어났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서서 4위에 머물렀던 팀을 세계 최강에 올려놓았다.

그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곧바로 미국 여자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베이징 대회에서 은메달에 그친 여자대표팀의 금메달을 위해서다. 승승장구였다. 맥커천은 여자대표팀을 2011 그랑프리대회에서 우승으로 이끈 뒤 어렵지 않게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5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미국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2세트만을 내주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8강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 준결승서는 한국에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7경기에서 단 2세트만을 허용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미국의 결승 상대는 브라질, 조별리그서 3-1로 승리한 바 있었기에 우승은 어렵지 않을 듯 보였다. 하지만 미국은 결승서 브라질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역전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1세트를 손쉽게 따낼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지만 이후 완전히 무너졌다.

맥커천은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그는 경기 후 "매우 슬프다. 우리의 목표는 금메달이었다"고 운을 뗀 뒤 "내 생각엔 우리가 잘못한 것은 없다. 결승전서 브라질의 경기력이 우리를 압도했을 뿐"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비록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에는 실패했지만 맥커천은 미국 배구를 세계 정상급으로 올려놓았다. 그가 미국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을 때 미국은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었다. 세계 정상에 올라선 미국 남녀대표팀은 맥커천의 업적 중 하나다. 미국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은 그는 "미국 배구는 내 피의 일부다"며 "다른 나라 대표팀을 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국내 팬들에게는 '대머리 감독'으로 익숙한 맥커천, 향후 미국 배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영웅이 될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

[사진=휴 맥커천 ⓒ Gettyimages/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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